31일 오후 서울 용산구서 '제7회 헬스케어미래포럼' 열려
국내 개발과 선구매 코벡스 등 해외 제품 확보 전략 추진
물량 확보 이후 우선 접종자 선정 논의 충분히 이뤄져야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개발 성공 이후 물량 확보를 위한 효과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오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7회 헬스케어미래포럼'에는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차장, 기모란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준행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등이 참석해 백신 개발 동향과 물량 확보 전략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7회 헬스케어미래포럼'./사진=김견희 기자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은 "백신 개발이 완료되면 코백스 가입국은 인구 20%까지 물량을 보장 받을 수 있다. 개별 기업을 통해 선구매도 동시에 이뤄질 것이다"며 "하지만 코벡스는 현재 가입국을 모으는 단계로 백신 개발 동향에 따라 계획이 변경될 수 있어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국내 기업을 통해 개발 중인 백신과 해외 제품 확보를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특히 해외 개발 백신 물량 확보에서 코벡스 보장 물량 이외에도 개별 기업을 통해 선구매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코벡스에 재정을 지원한 국가는 CEPI가 지원하는 9개의 코로나 백신 후보를 포함해 국제단체들이 추후 구매하는 백신의 일정 비율에 대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75여 개국이 참여 의향을 밝힌 상태다. 

송영주 존슨앤존스 부사장은 "코벡스가 성공하려면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에 상응하게 참여 의사를 밝혀야한다"며 "지금 현재 CEPI의 지원을 받는 제약사만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물량 확보 이후 분배 논의 거쳐야...안정성·부작용도 고려 사항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전략적인 백신 물량 확보와 더불어 임상 데이터를 따져 보다 효과적인 제품을 선택하고 또 우선 접종 대상자 범위, 부작용 책임 소재 등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한다고 강조했다. 

송영주 부사장은 짧은 시간 내에 개발하는 약품인 만큼 백신 접종 이후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면책 특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고의나 중과실이 있는게 아닌 부작용에 대해서는 면책 특권을 밝혀준다면 정부와 협상과정에서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백신 물량 확보 이후 우선 접종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도 풀어야할 과제다. 정희진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이라는 것이 5000여 만명이 동시에 구매할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어떤 사람에게 먼저 접종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감염학회, 역학회, 기초의학자와 관련된 전문가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신종플루 때 접종 전략을 취해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도 백신의 효과나 안정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두고 순차적으로 접종이 이뤄졌었다"며 "아무래도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필수인력과 취약계층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백신 우선 접종자를 선정할 때 의료진과 필수인력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가, 또 군인은 필수인력인가 아닌가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는 이미 4월부터 관련 워킹그룹이 시작됐으며 역학회 이외에 소아노인학 산부인과학 등 다양한 사회학적 연구자들이 참석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워킹그룹이 빨리 진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긴급사용승인에 대한 제도적 측면도 거론됐다. 송영주 부사장은 "해외 개발 백신을 신속하게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선 긴급사용승인제도에 대한 정의를 내놓는게 우선적이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는 "백신 가격이 언급될 때 이윤을 남기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개발사도 있는데, 그들의 전제 조건은 긴급사용승인에 한해서다. 그러므로 긴급사용승인 정의를 확실히 내려 협상 속도를 높여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WHO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에 따르면 현재 22개의 백신 후보가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 중이며, 125개가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 백신이 상용화 된 직후 생산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물량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현재 백신·치료제 개발 동향을 살펴보면 해외 백신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백신 후보물질은 24종으로 이들 중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모더나, 중국 시노팜 등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치료제에서는 미국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가 주요국가들에서 긴급사용승인 됐으며 이에 따른 약물재창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혈장치료제, 항체치료제 등에 대한 임상시험이 국내외로 재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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