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도류'로 유명한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6·LA 에인절스)가 시즌 두번째 등판에서도 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투타 모두 부진해 '투타겸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타니는 3일(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1⅔이닝 2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안타는 1개도 맞지 않았지만 볼넷을 5개나 내주며 밀어내기로만 2실점하고 고개를 떨군 채 교체됐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한 오타니지만 2회초 3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카일 터커와 잭 메이필드를 연속 삼진 처리해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지만 더스틴 가르노와 조지 스프링어에게 잇따라 볼넷을 허용해 밀어내기로 2실점했다.

제구가 안되는 오타니를 에인절스 벤치는 더 두고보지 못하고 호세 로드리게스로 교체했다. 2사 만루를 이어받은 로드리게스가 실점없이 이닝을 끝내 오타니의 자책점은 더 늘어나지 않았다. 

이후 에인절스가 3회말 알버트 푸홀스의 만루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어 오타니는 패전을 면했다. 경기는 9회까지 두 팀이 4-4로 비긴 뒤 연장 10회 서로 1점씩 주고받았고, 11회초 휴스턴에 1점을 빼앗긴 에인절스가 5-6으로 재역전패했다.

   
▲ 사진=LA 에인절스 SNS


오타니는 지난달 2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시즌 첫 선발 등판해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안타 3개와 볼넷 3개를 내주며 5실점한 뒤 강판당한 바 있다. 2경기 연속 전혀 선발답지 못한 피칭을 한 오타니는 민망한 수준의 평균자책점(ERA) 37.80(1⅔이닝 7실점)을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도류'로 각광받은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18년에도 투타 겸업을 선언하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타자로 타율 0.285에 22홈런을 기록했고, 투수로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의 성적을 내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타이틀까지 따냈다.

팔꿈치 수술을 받는 바람에 지난해는 타자로만 뛰어 106경기에서 타율 0.286에 18홈런으로 제 몫은 했다. 그리고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 이번 시즌 다시 투수와 타자 겸업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시즌 오타니는 투수로 2차례 등판해서 형편없는 성적을 냈을 뿐 아니라 타자로도 타율 1할4푼8리(27타수 4안타)에 머물러 있다. 홈런을 2개 때려내긴 했지만 타율이 너무 낮다.

허울만 남은 오타니의 '이도류'에 에인절스는 고민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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