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토박이 출신 통합당 초선, '배지' 단 '늘공'의 여의도 이야기
산업경제 분야 주력 "가혹한 상속·증여세 풀어야 고용증진·국부창출"
   
▲ 홍석준 통합당 의원이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미디어펜'과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박규빈 기자

[대담 이석원 정치사회부장/정리 손혜정 기자]"기업 승계를 통한 기술·경영·사회적 책임의 승계 등이 곧 고용 창출을 지속시키는 것이다. 중소기업 영속성이 곧 국부 창출과 같이 가는 것 아니겠나." 

"우리나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결국 중소기업의 체력과 경쟁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기업 승계와 관련해 상속·증여세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수다."

"낭중지추. 정치인 개인으로서 국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고 하기보단 역량을 키워 항상 지역과 국가를 위해 생각했던 나의 소명을 다하고자 한다."

'미디어펜'은 국회의원회관에서 홍석준 미래통합당 의원(54·대구 달서갑)을 만나 지역과 국가 발전에 대한 그의 비전을 청취했다.

홍 의원은 21대 국회에 첫 입성한 초선 국회의원이지만 기업·산업발전과 국가경제 부흥에 대한 연결고리, 해법에 대해 '어떻게 무얼' 해야할지 이미 준비된 듯 한 모습이었다.

25년간 경제부서 일선에서 공직생활을 걸어온 탓인지 그의 경륜과 산업경제 발전에 대한 관점이 돋보였으며, 당 안팎에선 이미 자타공인 '경제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었다.

나아가 그는 지난 3일 당에서 '중산층·서민경제위원장'으로도 임명돼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는 민간단체와 협력증진,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연구와 맞춤형 정책 개발 활동을 펼치게 될 예정이다.

홍 의원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것도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다. 그는 법안 발의 취지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의 기업승계를 통한 기업의 영속적 발전을 이루고 고용 확대로 이어져 대한민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홍 의원은 국방 소재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방위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으며,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개정안', '중소기업 인력지원 특별법 개정안' 등을 대표발의하는 등 중소기업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 전문가로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 만큼, 그의 국가경제관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청취해보았다. 아울러 25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국회로 진출하게 된 그의 결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홍석준 통합당 의원은 25년간의 대구시 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21대 국회에 입성했다./사진=박규빈 기자

-미디어펜(이하 미펜): 지방고시 통해 대구에서 공무원 생활을 오래 하셨다. 시민과 가장 가까이 밀착되는 현장에서 일하다 국회에 입성했는데 언제부터 국회의원을 생각했는가.

= 홍석준 통합당 의원(이하 홍 의원): "김영삼 정부 이전엔 동장이 별정직이었지만 제가 공무원을 시작한 96년도엔 이미 동장이 일반직 공무원이었다. 그렇게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 대한민국의 미래, 또 대구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기획한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이 여럿 있었다. 결국 법 제정 및 개정 요청, 예산 협조 요청 등의 업무로 국회의원들과 접촉을 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렇다고 직접 국회의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본적 없었는데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된 건 3년 전부터, 문재인 정부 들어서부터다. 제가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있던 국가 시스템이 이렇게 다 무너지는구나 생각이 들면서 출마 고민을 했고 결국 행동으로까지 옮기게 됐다."

- 미펜: 대구에서 공직생활 할 때 주로 경제 관련된 부서에서 일을 많이 하셨는데.

= 홍 의원: "수도권도 마찬가지겠지만 지방에서 더 심각한 게 먹고사는 문제다보니 관련 문제와 영역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

대구 경제가 많이 침체돼있다. 근대화를 통해서 60년대 경공업이 성장할 땐 대구가 섬유기반으로 굉장히 단단한 도시였고 포항제철, 구미 전자 산업 등으로 대구경북 경제가 활성화됐다. 그런데 80년대 후반부터는 수도권 팽창이 본격화되고 대구의 주력 산업이 중국·인도 세계무대 등장으로 인해 경쟁력이 저하된 측면이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일단 젊은 인력 중심으로 '인서울' 경향이 과거보다 더 심화됐고 국내 투자도 점점 축소되다보니 내륙 도시들이 타격을 많이 입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대구 지역 경제는 물론이고 국가경제 전반이 다 흔들리고 있지 않나."

- 미펜: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집권 세력 출신지역에 대해 정부 지원이 편중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구경북에는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많이 투입됐다는 사회적 인식이 있다. 호남은 DJ(김대중) 집권 이후에야 발전했는데 이에 대한 홍 의원의 생각은 어떠한가.

= 홍 의원: "하나는 맞고 하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방 도시 생태계는 물론 국가 전반의 산업 생태계는 박정희 정부 때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땐 '국가산업단지전략'으로 거점 도시를 개발하면서 구로산업단지를 시작으로 포항, 구미, 부산, 마산, 그리고 호남 여수 중화학단지 등으로 쭉 개발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영남 쪽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본 것은 정권 출신도 출신이지만 중국·러시아 개방 전이라 서해경제는 상대적으로 덜 집중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일본 등을 중심으로 한 태평양·동해 경제권이기 때문에 산업 추구가 그쪽으로 자연스럽게 편중된 것이다.

그런데 대구경북은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 정권을 비롯해서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배출했음에도 박정희 이후 정권적 차원에서 수혜를 받은 것은 별로 없다.

좋은 말로 표현하자면 우리 지역 출신들의 위정자들은 국가 균형적 발전을 생각했고 유독 언론 비판이 거세다보니 상대적으로 역차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령 현재 문재인 정권이 호남 지역에 대한 특별법, 산업개발, 재단 설립, 공공기관 이동 및 SOC 등을 편성하는 만큼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TK 지역에 뭔가를 했다면 언론 타격이 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 영호남을 1대1로 보는 것도 곤란하다. 인구나 면적으로 봐서 영남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비대한 것은 사실이지 않나.

지금은 영호남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제로 접근해서 봐야 한다."

   
▲ 홍석준 통합당 의원이 천도론에 대해 경제 주체들의 합리적 선택에 의한 자유시장적 어프로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래의 통일한국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박규빈 기자

- 미펜: 여권에서 주장하는 천도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각에선 부동산 정책 혼란을 회피하기 위한 방침이라 보고 있는데.

= 홍 의원: "천도론은 정략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국가 백년대계 문제이고 국가권력에 의해 사회주의식 어프로치는 위험하다.

경제 주체들이 합리적 선택으로 수도권 아닌 지방에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 판단 하에 재화, 서비스가 이동하는 등 자유시장적 어프로치가 필요하다. 결국 법인세율을 수도권과 지방을 차별화해야 한다.

가격변수의 조정을 통한 경제 주체의 자발적인 결정에 의해 국가균형이 이뤄져야 하고 국가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설사 청와대가 국회를 세종으로 옮긴다 해도 기업이 세종시에 따라갈까 의문이 든다. 글자 그대로 행정 중심적인 사고방식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수도는 관습헌법에 의해 서울이다'라는 헌재 판결이 엄연히 나와있는데 헌법개정이 필요한 사항을 단순히 잠깐의 집권자가 해야 할 그런 영역은 훨씬 넘어선 일이라고 본다.

또 한 가지, 우리는 통일한국도 생각해야 한다. 통일한국 되면 결국 서울이나 개성이 중심이 될 테고 그런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시대적으로 보나 미래를 보나 그렇게 부동산 실책에 대한 국면 전환용으로 천도론을 툭 꺼내서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미펜: 1호 법안으로 기업승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그 법안이 꼭 필요한 이유와 취지를 설명해주신다면.

= 홍 의원: "우리나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결국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기업승계가 용이해져야 한다.

국내 중소 법인기업 CEO의 27.1%가 60대 이상이고 70대를 넘은 곳은 이미 1만개가 넘는다. '기업승계' 문제는 이미 우리에게 닥친 눈앞의 현실이고 미리 대비해야 하는 대한민국 경제의 절박한 문제다.

현재 CEO 80~90%가 기업승계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상속세를 어마어마하게 두드려 맞는 데다 자기 재산을 거의 다 팔아도 상속세를 부담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지분 좀 팔지' 생각할 테지만 지분이 대부분 팔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

CEO들이 자녀들에게 기업을 승계하고 싶어도 제도 자체가 안 되게 돼있고, 결국 회사를 처분하고 여생을 편히 사는 방법을 택하게 되는데, 그러면 고용 창출은 물론 중소기업이 갖고 있던 기술 경영 마케팅 노하우가 그냥 사장돼버리는 비극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수백년 기업을 가진 선진국을 생각해보라. 기업승계 문제는 국가적으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문제고 중요한 건 이 법안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재산권을 지켜주기 위한 법안이라기보다 중소기업 자체가 영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주와 기업을 동일하게 보는 시각은 큰 착각이고 이건 기업주의 승계가 아니라 기업의 승계라는 걸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기업승계를 통한 기술·경영·사회적 책임의 승계가 곧 고용 증진과 국부를 창출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홍석준 통합당 의원은 국회운영 개선을 위해 가치관이 다른 국민의당이나 정의당과도 공동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박규빈 기자

- 미펜: 당 현안에 대한 질문도. 통합당이 의석수 열세에 놓여있는데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있다면.

= 홍 의원: "의회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국회 맞나 싶을 정도로 여당이 독주하는 것 보고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한계를 많이 느낀다. 일방적인 다수결에 의해 알고도 못고치는 경우가 많을까봐 그게 가장 우려된다.

국민의당이나 정의당이 비록 의석수가 얼마 안 되고 가치관도 다르지만 민주당 국회 운영 방식에 대해선 다들 공통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국회운영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공동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 미펜: 국회 4년 임기 동안의 각오를 다진다면.

= 홍 의원: "'낭중지추'라는 말을 가슴 속에 새기고 있다. 개인 정치인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보다는 역량을 키워 장기적으로는 '저 친구 역할 좀 했구나'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 저 개인도 꾸준히 노력하겠지만 언론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