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 합병하면 90%의 시장 독일기업 손으로 넘어가...배달시장 대부분 보호받아야 할 개인들
   
▲ 김영진 유통팀장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모바일 시대의 도래와 코로나19 등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2018년 15조원대의 국내 배달 앱 시장은 지난해 20조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더욱 큰 성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큰 시장을 들여다보면 매우 기형적임을 알 수 있다. 시장을 리드하는 1위 기업이 70%대를 차지하고 2위가 20%대의 시장점유율을 보인다. 그 이외에는 순위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미미한 점유율로 아웅다웅 싸우고 있다. 

그런데 이 1위와 2위 기업이 합병한다고 한다. 바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DH)이다. 더 이상한 것은 이 딜리버리히어로라는 기업은 독일 기업이고, 이 독일 기업이 한국 기업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 

1위와 2위 기업이 합병하면 20조원이 넘는 거대 시장의 90% 이상을 독일 기업이 가져가게 된다. 한국의 배달 앱 시장이 온전히 독일 기업 손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들이 인수를 발표할 당시 '게르만 민족'이 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것도 이러한 이유다. 독일 기업이 우리 경제와 산업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할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이 배달 앱 시장은 매우 특이하다.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와 배달하는 배달원, 음식을 판매하는 사업자 등이 거의 개인이라는 점이다. 이 중에는 대기업 프랜차이즈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대상인 것이다. 

   
▲ 딜리버리히어로와 배달의민족.

플랫폼 기업들은 그 사이에서 수수료를 챙겨가는 구조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받는다'라는 식이다. 이런 보호 받아야 할 산업과 개인이 독일 기업 손에 넘어가는 것에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 

쿠팡과 위메프 등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모르는 배달 앱 시장의 카르텔이 작용하는 느낌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는 연말께 나올 예정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며 이들의 합병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지 않을지 등을 면밀히 심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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