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주호영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도 전남 남원에서
19일 김종인·주호영 등 당지도부 광주 방문 "호남 소홀했다"
호남 수해 현장도 민주당보다 앞서 "피해 심한 지역부터"
[미디어펜=손혜정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0.5%포인트 격차로 맹추격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이 '호남 민심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통합당 지도부는 새 정강정책에 '5.18 정신'을 강조하는 데 이어 오는 19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대국민 통합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는 14일 전북 남원에서 지원 복구 활동을 이어가며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현장에 함께 방문하는 취재진과 일종의 '프레스 타임'도 가지는 등 연이은 '호남 행보'를 선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통합당이 정당 지지도는 물론, 호남 지지율 상승 추세에 탄력을 받고 '호남 행보'를 본격화해 '전국정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도로 평가하고 있다.

   
▲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11일 보좌진, 대구 수성구 지역 당원 등 100여명과 함께 전남 구례군 구성마을에서 수해 복구에 나섰다./사진=미래통합당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당이 비대위원장 직속으로 '국민통합특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면서 "특위는 지역 통합을 위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위 위원장에는 전북 전주 출신인 정운천 재선 의원이 내정됐다.

또 김 대변인은 "그동안 당이 호남에 소홀했던, 특히 총선에도 후보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호남에서의 지지도 받지 못했던 전국정당으로서 미흡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그분들 목소리를 더 듣겠다는 취지"라며 "호남 속으로 국민 속으로 한걸음 더 다가가고자 하는 시도로 해석해주시라"고 당부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박성중 통합당 의원 주최 토론회 축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통합당이 지나칠 정도로 호남 지역에 관심을 표하지 않았다"고 광주 방문의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당을 새롭게 하는 과정을 통해 호남과 화합하고 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광주로 간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주 원내대표와 함께 5.18 관련 단체 및 지역 경제인들과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통합당은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사흘 연속으로 호남지역 수해 현장을 찾아 복구 지원 활동과 방안 논의를 이어가는 등 '호남 민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통합당 의원들은 12일 오전 전남 남원시를 시작으로 오후 2시에는 전남 구례군, 오후 4시에는 경남 하동군 수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통합당 지도부는 지난 10일 정치권으로는 가장 먼저 호남 지역 수해 복구 지원에 나서 최근 정당 지지도에 민감한 더불어민주당을 긴장시켰다.

   
▲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지난 10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 5일시장을 방문해 수해 현장을 점검했다./사진=미래통합당

통합당이 집중적으로 호남 지원 행보를 이어가며 지역 민심을 집중 공략하자 민주당도 12일 전북 남원 등 호남 수해 지역을 찾아 복구작업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의 핵심 표밭이 호남 지역인 점을 감안했을 때 민주당의 호남 지원은 다소 '늦은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전날(11일) 충북 음성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쳤지만 호남 수해 지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통합당은 봉사활동에 한해서는 '호남 끌어안기' 일환이라는 정치적 해석에 다소 경계하는 분위기도 내비쳤다. 통합당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호남행을 먼저 택한 것이라기보다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극심한 지역을 주로 찾아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당의 연이은 '호남 행보'에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미디어펜'에 "마땅히, 당연히, 진작 했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합당의 또 다른 관계자도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5.18 폭동' 등 다년간 호남 관련 논란을 빚은 통합당으로서는 결자해지와 쇄신의 행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통합당이 전반적으로 호남 민심에 주력하면서 당의 핵심 텃밭인 영남을 홀대하거나 역차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에 또 다른 통합당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김종인 위원장이 언급했듯 그동안 당이 호남에 무심했던 것은 맞는 것 같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입장을 보이겠다는 것이지, 반대로 영남에 대한 홀대로 연관시키는 것은 비약이다"라며 "영남을 홀대하는 건 아니고 호남에 무심했던 것을 상쇄시키고 다가가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장 소장도 "호남에 다가가는 행보를 지역과 진영의 논리로 해석하는 것은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전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