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키 크기·민감도를 내 마음대로"…DIY 컨트롤 기능 도입
연말까지 월 4950원 제공…매월 10개 대작 게임 업데이트
NHN·스마일게이트·인디게임협회와 '게임 원팀' 구성
   
▲ 이성환 KT 5G/GiGA사업본부장이 1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게임박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권가림 기자


[미디어펜=권가림 기자]"'게임박스'는 게임계의 넷플릭스다."

이성환 KT 5G/GiGA사업본부장은 1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KT는 "2022년 누적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하고 게임 이용 트렌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면서 오픈형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KT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은 스트리밍 게임이 5G 시장의 판도를 바꿀 주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4G에서는 유튜브·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주요 플레이어였다면 5G에서는 게임이 '넥스트 스트리밍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구글, MS 등이 스트리밍 게임의 변신을 선언한 것처럼 게임을 주요 사업으로 전환하는 IT 기업들의 최근 추세를 보여준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오픈베타 서비스 시작 이후 6만4000명의 가입자가 이용 중이고 총 이용 시간은 3만 시간"이라며 "좋은 출발점이다. 고객별 시간점유율을 더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게임박스'는 월 구독료를 내면 보더랜드3, NBA2K20, 마피아3, 마블 슈퍼히어로즈 등 100여종의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이동재 KT 5G서비스기획팀장은 "게임업계에서 모바일 투 모바일(Mobile to Mobile)에 대한 요구가 존재했다"며 "모바일 게임이 고사양화 되고 있기 때문에 단말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게임박스'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대규모 게임사 뿐만 아니라 인디 게임사와 협업을 이어가며 연내 200여종 게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경우 게임산업 육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AI) 인재양성을 위해 다수의 기업과 'AI 원팀'을 구성했 듯 스트리밍 게임 분야에서는 NHN, 스마일게이트, 인디게임협회와 '게임 원팀'을 꾸려 콘텐츠 발굴에도 나선다. 국내 다른 게임사는 물론 일본, 미국 등 글로벌 주요 게임사와도 제휴를 타진 중이다. 올해 하반기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권기재 KT 5G·GiGA사업본부 5G 서비스담당(상무)은 '결과물의 80%는 조직의 20%에 의해 생산된다'는 '롱테일 법칙'을 사례로 제시하며 "인디 게임은 '게임박스'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신선한 게임들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구독형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체력이 약해져 있는 인디 게임사 발전을 위해 창작 공모전 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KT '게임박스'에서 게임이 플레이되고 있다. /사진=권가림 기자


게임 유저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KT는 스마트폰 조작키를 개선해 세밀한 콘트롤 조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버튼 터치 습관이나 손가락 크기 등 개인 상황에 맞게 버튼 크기, 위치, 민감도 등을 조정할 수 있는 DIY 기능을 7개월 개발 끝에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특히 '게임박스' 특화 게임패드를 선보이며 스마트폰은 물론 IPTV, PC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퀄컴 MCU(Micro Controller Unit) 성능을 기반으로 해 초저지연 속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초심자를 위한 KT 전용 미니 조이스틱도 마련했다. 게임패드와 미니 조이스틱은 유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LTE 이용자도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1080P나 고사양의 게임은 5G 환경에서 더 적합할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권 상무는 "지금은 콘텐츠 담을 수있는 컨테이너와 인프라만 있을 뿐"이라며 "초기에는 다른 지역의 통신사와 연대해 콘텐츠를 공동 소싱하거나 플랫폼 라이센싱 형식으로 해외에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독료 상품도 다양하게 준비 중이다. '게임박스'의 정식 요금은 월 9900원이지만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연말까지 월 4950원에 제공한다. 이는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SK텔레콤(월 1만6700원)과 LG유플러스(월 1만2900원) 등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KT는 출시 후 시장 반응과 고객 이용 성향 등을 고려해 베이직부터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오는 9월부터는 PC, 10월부터는 KT 인터넷TV(IPTV)에서도 게임박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10월부터 애플 운영체제(iOS)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애플과 논의 중이다.

권 상무는 "5G 출범 이후 제조, 이통업계가 게임판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토종 게임 OTT의 길은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인 만큼 난관이 많을 것으로 본다. 하는 게임과 보는 게임의 연계를 통해 스트리밍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