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흥행 저조, 일부 후보 선거운동 중단에 반발
사라진 컨벤션 효과, 지지율 반전 기회도 사라져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8‧29 전당대회가 좀처럼 흥행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분위기마저 가라앉으면서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는 계획된 날짜인 8월 29일에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전날 예정됐던 호남과 충청 지역 합동연설회는 온라인 연설로 대체하고, 시‧도당 위원장을 뽑는 상무위원회만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연기해서 진행하기로 했던 충남‧세종‧대전(14일)과 충북(16일) 지역 대의원대회는 아예 취소했다. 수도권 다음으로 권리당원이 많은 광주‧전남(8일), 전북(9일) 지역의 대의원대회도 연기했다.

   
▲ 지난 2일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엑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ㆍ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후보들이 참석하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언택트(비대면)’ 방식의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만큼 흥행 저조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전국적인 수해로 선거운동 자체가 중단되면서 후발주자들이 난항을 겪게 됐다.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후발주자들의 입장에서는 뒤집기를 노려볼 수 있는 TV토론과 연설기회가 절실한 상황에서 사실상 역전의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당 대표 선거에서 ‘이낙연 대세론’을 뒤집어야 하는 김부겸 후보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 후보 측은 이날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호남과 충청 지역의 합동연설회와 TV 토론회를 전면 취소하기로 한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공문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허 대변인은 “이미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합동연설도 최소화했다”면서 “(전당대회 일정을) 축소하는 것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특정 후보의 호불호와 유불리 문제는 별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자체적으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락세를 보이던 지지율이 결국 미래통합당에게 역전 당한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 /사진=리얼미터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교통방송 TBS 의뢰로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합당은 전주 대비 1.9%p 오른 36.5%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1,7%p 하락한 33.4%로 나타났다.

비록 오차 범위 내의 지지율 역전이지만 민주당이 통합당에게 지지율로 뒤쳐진 것은 지난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의 비전과 운영 방향을 적극 알리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었는데, 지금 상황으로서는 컨벤션 효과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코로나19 국면, 부동산 이슈, 최장 기간의 장마 등 삼중고가 겹쳐서 지지율이 출렁이는 것은 맞다”면서 “그럴수록 우리는 더 밑바닥으로, 민심 속으로 들어가야 된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된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