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지지율, 운명 공동체인 이낙연 지지율 하락에 영향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치고 처음으로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1위로 올라섰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지지층을 공유하는 이 의원으로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즉, 청와대와 민주당 내 기득권 세력의 최근 행보에 실망한 민심이 이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이 지사에게 쏠렸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14일 공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 19%, 이낙연 의원 17%, 윤석열 검찰총장 9%,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3%, 홍준표 무소속 의원 2% 등의 순이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경기도청

이 지사의 지지율이 급등한 것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과 깊은 연관이 있어 보인다. 

이 지사는 인천‧경기 27%, 서울 18%의 지지를 받은 반면, 이 의원은 인천‧경기 13%, 서울 14%에 그쳤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수도권에서 이 지사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민심의 역풍을 맞은 상황에서 “부동산이 안정되고 있다”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은 것과 달리 이 지사는 다주택 공무원에 대한 인사 불이익 등 강력한 방침을 내세우며 일사천리 식의 일처리 방식을 보여줬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친문 일색인 당 내에서 이 지사는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인물”이라면서 “야권에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이 지사를 선택하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청와대와 민주당의 실책은 이 의원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 의원의 대권 행보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이자 최장수 국무총리로서 안정감을 보여줬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사실상 문 대통령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이 의원 입장에서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지면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지지 기반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문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심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 지사와 지지도 격차가 2%p가 난다’는 질문에는 굳은 표정으로 “아까 제가 말씀드렸죠”라면서 말을 아꼈다.

한편,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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