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취임 이후 연이어 진보 이슈 선점...지지율까지 역전
“통합당이 달라지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위기감 공개 제기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진보이슈를 선점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이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될 때가 온 것”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100일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처음으로 당 지지율을 역전했다는 확실한 성과를 냈다. 그 밑바탕에는 그가 쏘아올린 각종 진보 이슈가 깔려있다.

김 위원장은 “보수라는 말이 싫다”며 큰 파장을 일으킨 이후 정치권에 기본소득 의제를 던졌다. 새 정강·정책안 첫 조항에도 기본소득 도입 추진이 명시됐다.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지난 10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를 방문해 수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미래통합당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1위로 올라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13일 김 위원장의 기본소득 도입에 대해 "기본소득이 경제정책으로서 효과가 크다는 것은 우리가 모두 체험했다. 매우 시의적절하고 적확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기초연금을 두고 민주당이 망설일 때 통합당이 전격적으로 도입하면서 선거에서 상당히 덕을 봤을 것"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기본소득 문제도 그와 같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민주당도 발 빠르게 주요 정책으로 추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의 이슈몰이는 전일 보육제, 대학교육 과정 개혁, 4차산업 혁명 대응을 위한 데이터청 설치 등 향후 2022 대선 담론으로도 연계될 수 있는 화두를 연일 던지고 있다. 진보 진영의 이슈를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면서 지지층을 넓히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슈 선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8‧29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는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당 지지율에 역전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이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될 때가 온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후보는 “그동안 민주당이 잘했다기보다 통합당이 너무 못했기에 받아온 반사이익이 있다”며 “그러나 김종인 대표 체제에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도층이 여기에 대한 기대감을 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재의 비상대책위원회의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사진=미래통합당

김 후보는 이어 “국민의 경고등으로 여기고 성찰할 시기지만, 일희일비해서도 안 된다. 개혁법안은 더 자신감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면서 “여기서 주춤거리면 더 큰 위험에 빠진다. 당이 부동산 정책, 경제 정책,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정책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주민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강정책에 담는 것만 갖고 지금 판단하기는 좀 이른 부분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정강이나 정책을 실현하려고 하느냐 이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냐”고 저평가했다.

박 후보는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당선 당시에도 복지를 상당히 강조하고, 경제민주화를 상당히 강조하는 내용을 선거 캠프의 정책으로 삼는 데까지는 성공을 했었다”면서 “그러나 그 이후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그것이 실현되는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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