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성과 참신함, "저는임차인입니다" 5분 발언으로 윤희숙 주목?
'재산세 감면론'으로 이슈몰이, '행정능력' 상한가 조은희도 하마평?
박원순 미투 의혹에 여성후보군 하마평에..."잠재력 높이 평가된다"
"능력 인정되지만 당내 기반 전무" 현실 가능성 떨어진다는 평가도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내년 4월 7일로 예정된 가운데, 미래통합당의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통합당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2011년 임기 중 자진사퇴한 이후 서울시장을 배출하지 못한 데다 내년 재보궐 선거가 '2022 대선'의 전초전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번엔 반드시 탈환하겠다'는 기세가 역력하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제기 직후 서울시장직이 공석이 되면서 통합당 내부에선 여성 후보군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분위기다.

박수영 통합당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시장이 성추행으로 문제를 일으킨 만큼 후보를 여성으로 공천하면 어떨까. 우리 통합당에 유능한 여성 후보가 많던데"라며 윤희숙 통합당 의원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지목했다.

   
▲ 윤희숙 통합당 의원(왼쪽)과 통합당 소속 조은희 서초구청장./사진=미래통합당·서초구청 홈페이지

통합당의 한 핵심 관계자도 '미디어펜'에 "여성후보를 내는 게 좋지 않냐는 이야기가 있다. (윤 의원과 조 구청장은) 여성 후보 중에 거론될만 한 분들"이라고 했으며 한 당직자는 "참신한 인물들이라 거론되고 있기는 하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의원이 "저는 임차인입니다" 5분 발언으로 이른바 '본회의 스타'로 급부상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 안팎에선 윤 의원의 대국민 메시지 전달력과 진정성으로 당 지지율 상승에도 일정 기여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결정적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통합당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윤 의원을 향해 '서울시장에 나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는 전언이 확산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또한 김 위원장이 차기 서울시장 후보자의 조건으로 제시한 비지니스 감각과 미래 비전, 소통·공감 능력, 참신성 등에도 윤 의원이 부합한다는 목소리다.

통합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윤 의원이 경제전문가고 신선한 인물"이라고 했으며 신율 명지대 교수도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전달력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감동할 만한 내용까지 있다. '참신하다'는 충격을 주고 주목을 받고 있어 통합당 서울시장 후보로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윤 의원과 함께 '행정 능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하마평에 오르는 여성 후보군이다.

조 구청장은 오세훈 전 시장 당시 서울시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냈으며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선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소속으로 유일하게 서울시 구청장에 당선(재선)된 인물이다.

특히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을 거론한 조 구청장에 대해 여권에서 '견제'에 나서자 통합당 내부에선 '여권의 견제구가 곧 경쟁력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으로 응수하는 눈치다.

통합당 내부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조 구청장이 재임하면서 서민들에게 와닿는 정책을 정말 많이 해서 유명해진 것은 맞다"면서 "특히 박원순 전 시장 '미투 의혹' 이후 여성청장이라는 강점과 기성 중앙 정치인이 아니라는 신선함도 있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도 지난 11일 이슈가 된 '재산세 절반 감면론'을 강조하며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군에 자신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한마디 언급한 바 있다.

조 구청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서울시장 후보직을 받아들일 각오가 돼있냐는 질문에 "'예스, 노'라는 양자택일보다 사지선다 같은 유연한 게 좋다. 상황을 보겠다"며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제가) 서울시 최초의 여성 부시장을 지냈고, 유일한 재선 야당 구청장에 행정경험이 있고 참신하다는 측면에서 (후보로) 물어주시는 것 같은데 구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일이 아닐까 싶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했다.

윤 의원과 조 구청장 측근들도 각각 '미디어펜'에 "아직은 시기상조고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윤 의원 스스로가 언급한 적은 단 한번도 없고 그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엔 감사한 마음이지만 아직 초선 의원이라 자의와 상관없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아직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조 구청장 측도 "부담스럽고 조십스럽다"는 입장을 거듭 내비쳤다.

또 당 내부에서도 윤 의원·조 구청장의 잠재력과 가능성과는 별개로 "아직은 당내 기반이 워낙 없어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제기되는 모양이다.

통합당의 핵심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선거 구도상 강남3구 출신이 표를 받기는 힘들다는 정치공학도 있고 두 인물 모두 가능성과 참신함은 인정받고 있지만 당내기반이 전무하다는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