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장된 상태에서 제도 개선 뒤따를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공매도 금지조치가 내달 15일로 끝날 예정인 가운데 연장 여부를 놓고 업계 내부의 논의가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금지조치가 연장돼야 한다는 여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금지조치가 좀 더 연장된 상태에서 제도 개선이 뒤따를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내달 15일 종료된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 연장을 요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거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포함해 공매도를 제한하게 된 배경은 현 시점에도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 사진=연합뉴스


여론의 의식한 정치권은 공매도 연장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며 이러한 흐름에 화답하고 있다. 그러나 공매도가 갖는 일말의 장점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지난 3월 금융당국이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한 배경은 주식시장 폭락이 연일 이어졌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증권사 등에서 빌려서 판 뒤 실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는 투자 방법이다. 주가가 내려가는 것이 공매도 투자자에게는 이익이다 보니 하락장에서 외국인들의 대량 공매도 주문이 쏟아지면서 지수가 가파르게 추락했던 것이다.

폭락장에서는 속수무책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문제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 전개한 최근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71.5%)이 공매도 제도가 피해를 개인투자자에게 집중시키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10명 중 6명(63.6%)은 공매도 제도를 폐지하거나 현재 유지되고 있는 금지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공매도에 대한 반발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금융위로서도 이번엔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연장한 뒤 제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개인 주식대주시장 확대하는 등의 개선책이 제시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매도를 완전히 폐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로 우리와 같이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공매도를 금지했던 나라들 중 프랑스 등 유럽 6개국은 지난 5월부터 공매도를 재개했다. 공매도는 증시가 과열될 때 지나친 주가 폭등을 막고 하락장에서 증시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순기능도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하고 있는 공매도 제한 조치가 앞으로도 효과를 발휘할지는 알 수 없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과열’ 흐름이 포착되는 만큼 공매도의 다양한 효과를 살피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13일 이 문제와 관련한 토론회를 열었고, 이날 논의된 내용 등을 바탕으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한 입장을 조만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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