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키즈' 서비스 개편…콘텐츠·요금제·UI/UX 바꿀 듯
'오션'으로 매출 늘리고 '키즈'로 가입자 이탈 막고
올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 순증 MS 1위 목표
   
▲ 최진환 SK브로드밴드 사장. /사진=SKB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최진환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직접 미래 먹거리를 챙기면서 내년 상장 기반을 닦고 있다. 영화 월정액 서비스에 이어 키즈 콘텐츠를 개편해 매출과 가입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다음달 키즈 관련 콘텐츠,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요금제를 뜯어고치는 방향으로 개편에 나선다.

지난달 영화 월정액 '오션' 개편에 이은 2차 주요 서비스 개편이다. 영화 주문형비디오(VOD)가 IPTV 매출을 담당한다면 키즈 콘텐츠는 가입자 '락인 효과'를 가져온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와 IPTV 3사간 콘텐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 이탈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하는 키즈 콘텐츠는 '효자'를 넘어 '킬러' 콘텐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고객들이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고 코로나19로 비대면교육이 확산하면서 키즈 콘텐츠 경쟁력 강화는 IPTV 업체로서 절대 놓칠 수 없는 영역이 된 셈이다.

이번 키즈 콘텐츠 개편에는 '윤선생'과 같은 국내외 유명 교육 콘텐츠 업체와의 협업 교육 콘텐츠와 자녀 학습현황·진도관리 등 학습 관리 시스템도 담길 예정이다. 무료 콘텐츠도 기존 8400여편에서 1만2000여편으로 확대해 KT, LG유플러스와 무료 콘텐츠 수 격차를 벌린다. 

SK브로드밴드의 개편은 최 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 4월 티브로드와 합병한 SK브로드밴드는 모회사 SK텔레콤이 '뉴 ICT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핵심 축으로 삼고 있는 사업부인 데다 내년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최 사장은 막연한 사업보다는 실적이 담보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끌고 가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 7월부터 '러블리(Lovely) B tv'라는 개념 하에 B tv 서비스 개편을 순차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새 캐치프레이즈 'Lovely B tv'도 최 사장의 아이디어다. 

SK브로드밴드는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 영화 1만1000편과 해외 드라마 1만7000개 에피소드가 담긴 영화 월정액 '오션'을 시작으로 모바일 'B tv plus' 앱, 온라인 전용 요금제 등 핵심 서비스를 뜯어고쳤다. 연내 카카오톡처럼 콘텐츠 선물하기 같은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인수한 비주력 자회사(ADT캡스) 사장을 주력 자회사 사장으로 앉힌 전례가 적었다는 점에서 최 사장이 부담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며 "티브로드와의 합병 성과를 가시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도 이번 서비스 개편에 공을 많이 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시무식에서 '혁신'과 '확장'을 경영전략 키워드로 제시하며 미디어 플랫폼 1위,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 순증 MS(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제시했다. 올해 2분기 기준 SK브로드밴드의 IPTV 점유율은 28.9%로 KT(45.8%)를 뒤쫓고 LG유플러스(25.4%)를 따돌리고 있다. 같은 기간 SK브로드밴드 등 SK텔레콤 IPTV 사업부 매출은 신규 극장 개봉작 부재 등의 콘텐츠 공백에도 불구하고 MNO(이동통신), 보안, 커머스 등 사업부 중 가장 높은 성장률(16.2%)을 기록했다. 

유료방송사업은 가입자의 규모가 곧 경쟁력이 된다. 이번 키즈 콘텐츠 개편으로 가입자 기반이 확보되면 협상력은 물론 자체 콘텐츠 제작에 탄력을 받을 수 있고 이는 곧 사업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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