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말 입찰안내서 발급…한수원·두산중공업 등, '팀 코리아' 구성
성윤모 산업부 장관,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원전 특사와 화상면담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체코 원전 수주를 놓고 한국·러시아·중국·프랑스를 비롯한 6개국이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의 다각적인 마케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카렐 하블리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 야로슬라브 밀 원전특사와 화상면담을 가졌다.

이는 양국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고 산업·기술·에너지 등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성 장관은 한국 원전의 경쟁력과 우수성을 설명하고 두코바니 원전에 대한 의지를 적극 표명했다.

특히 지난 19일 전기 송전에 성공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호기 등을 들어 30여년만에 원전 도입에서 수출까지 이룬 발전모델을 강조했으며, 실질적인 협력 및 인력양성 등 전주기 협력체계 구성도 제안했다.

   
▲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진=한국수력원자력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전기차·수소·디지털 분야블 비롯한 전방위 협력을 모색하는 등 '패키지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전략도 펴고 있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지역에 1000~1200MW급 원전 1기 건설을 위한 사업계획을 공식화했으며, 올2월 워크숍을 개최한 데 이어 연말 입찰안내서를 발급하는 등 발주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 8조원에 달하는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한국수력원자력·두산중공업·대우건설·한국전력기술 등은 입찰전담조직 '팀 코리아'를 구성했으며, 사업모델과 재원조달 방안 및 사업일정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입찰노형(APR1000)의 기술적 안전성을 입증받기 위해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도 추진 중이다. EUR은 유럽사업자 공통의 신형원전 설계 표준요건으로, 한수원은 앞서 2017년 11월 APR1400의 유럽수출형 원전 EU-APR 노형에 대한 인증을 받은 바 있다.

   
▲ 7월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구스타브 슬라메취카 주한체코대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현지에 한국을 알리고 국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마케팅도 병행하고 있다. 한수원은 체코 아이스하키팀을 후원하고, 두코바니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봉사활동 및 코로나19 관련 의료 물품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현지 학교·보육원·노인시설 등에 우리나라 전통차와 학생용 백팩 및 수건을 비롯한 물품도 보내고 있다. '묻지마'식 선물을 방지하기 위해 11개 기관 1500여명을 대상으로 사전 선호조사도 실시했다.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0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에서는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구스타브 슬라메취카 주한 체코대사에게 한국 원전에 대한 체코의 관심에 고마움을 표하고, 그간 이어진 양국간 협력관계를 토대로 향후에도 원전 분야에서의 파트너십 강화를 종용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체코가 오랜기간 러시아 원전을 도입했으나, 슬라메취카 대사가 한국을 '강력한 후보'라고 발언한 만큼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바라카 원전의 사례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