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D램 가격 하락·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 불확실성 가중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반도체 코리아’가 잇따르는 악재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D램 가격 하락, 미·중 갈등의 복합위기에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바이러스 사내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이날 서울·경기 지역에서만 200명 이상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양사는 최근 확산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 반도체 생산 시설이 경기도 일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 라인은 24시간 가동된다. 만에 하나 코로나19로 인해 시설의 가동이 멈추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 하다. 원재료를 다시 투입하고 정상 가동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주력품목인 D램가격 하락도 양사에게는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에도 상반기에 호황을 누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단기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모바일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3∼8%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상반기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위축을 피하기 위해 D램 수요를 유지했으나, 최근 재고 축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이유다. 서버와 PC용 D램 가격도 하반기 들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D램 가격은 사업별로 다소 온도차가 있을 것응로 보고 있다. 그러나 4분기 부터는 전반적으로 반등 시그널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디램 구매를 크게 증가시킨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의 재고조정은 하반기 내내 지속될 전망”이라며 “스마트폰업체들의 재고조정은 마무리되면서하반기 모바일디램 수요는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디램 수요 반등 시점은 3분기 보다는 4분기로 예상한다”고 했다.

여기에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 강화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반도체 칩 전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에 대해서만 제재가 가해져 국내 기업들의 D램 등 반도체 판매에 큰 영향이 없었다. 그러나 전체 반도체로 제재 범위가 넓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거래 처 중 하나다.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이 중단되면 국내 기업의 매출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 지난해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액은 208억달러로 애플(361억달러)과 삼성전자(334억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높은 가운데 화웨이가 제품 생산을 중단하면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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