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시진핑 주석 방한 관련 기자 질문 통역하기도 전 브리핑
   
▲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하고 있다./청와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이 22일 부산에서 4시간 가량 첫 회담을 가졌다.

이날 부산 한 호텔에서 오전 9시29분부터 열린 회담은 오후1시34분에 끝났다.

회담을 끝낸 두 사람은 기자를 만나 “충분히 대화했다.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공통된 반응을 내놓았다. 

서훈 실장은 “오늘 많은 시간을 모든 주제를 놓고 충분히 폭넓게 대화를 나눴다.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제츠 위원은 “오늘 충분하게, 아주 좋게 이야기를 나눴다. 과거에 정의용 실장과 대화했을 때도 4시간, 5시간 정도 했다. 과거에 정의용 실장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고, 이번에 저의 새로운 카운터파트인 서훈 실장과도 꽤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하고 있다./청와대
다만 양 위원은 브리핑 하기 전 기자의 ‘시 주석 방한 일정은 확정 됐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통역을 듣지 않고 곧바로 자신의 브리핑을 진행했다. 또 브리핑 이후에도 기자가 다시 한번 ‘시진핑 주석...’이라고 질문을 이어갔으나 양 위원은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오찬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회담은 서 실장이 지난 7월 국가정보원장에서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양 위원과 가진 첫 대면 회담이다.

청와대는 앞서 양 위원의 방한 계획을 발표하며 “서훈 안보실장은 양제츠 위원과 22일 오전 회담에 이어 오찬 협의를 통해 한중 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양자 관계, 한반도 및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문제가 주요 의제 중 하나인 만큼 이날 회담을 통해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하고 있다./청와대
아울러 올해 한국이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인 만큼 3국 정상회의 개최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시 주석의 방한이 조기에 성사될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첫 대면 정상회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방한이 늦어도 11월쯤에는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 실장은 이번에 시 주석의 방한을 논의하면서 사드 보복 조치들을 푸는 것은 물론 북한의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지난 6월부터 급격하게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기 위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우방인 중국의 역할도 강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 위원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방한한 만큼 한국에 대해 미국 입장이 치우치지 말고 중국 입장을 지지해줄 것을 요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 행정부가 ‘반중 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참여를 포함해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연계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청와대
양 위원은 또 미국이 중국 공세 대상으로 삼고 있는 화웨이와 틱톡, 홍콩국가보안법에 관한 중국의 입장도 설명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 위원은 서 실장과 오찬을 끝으로 방한 일정을 마치고 중국으로 귀국한다.

앞서 양 위원은 전날인 21일 오후 5시쯤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양 위원의 방한은 지난 2018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 양 위원은 비공개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국 현안을 긴밀하게 논의한 바 있다.

서훈 실장은 회담 종료 후 호텔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6시간동안 대기할 예정이다.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면 서울로 복귀해 5일동안 자가격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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