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위력적인 선발투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6이닝 무실점 역투로 데뷔 첫 승을 바라보게 됐다.

김광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을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거의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사사구는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고, 평균자책점은 1.69까지 끌어내렸다.

3-0 리드 상황에서 물러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가 그대로 승리할 경우 메이저리그 3경기 등판, 선발로는 2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신고한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김광현은 동료들의 호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낮게 제구되는 위력적인 공으로 신시내티 타선을 압도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물론 힘있는 빠른 공, 타이밍을 빼앗는 느린 커브가 조화를 이뤘다.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3⅔이닝 1실점할 당시 다소 긴장하던 모습과는 달리 이날은 자신의 페이스대로 편안한 피칭을 이어갔다.

1회 조이 보토를 유격수 땅볼, 닉 카스테야노스를 1루수 직선타, 맷 데이비슨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상큼한 출발을 했다. 2회에는 에우제니오 수아레스를 우익수 뜬공, 필립 어빈을 3루수 땅볼, 제시 윈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다시 삼자범퇴. 

3회에는 2아웃을 잡은 다음 카일 파머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이날 첫 안타를 허용하고 첫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보토를 루킹 삼진으로 솎아내며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김광현이 3회까지 무실점 호투하자 세인트루이스 타선도 힘을 냈다. 3회말 해리슨 베이더의 2루타에 이어 콜튼 웡의 안타로 1사 2, 3루 찬스를 잡았다. 토미 에드먼이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2-0 리드를 김광현에게 안겼다.

김광현도 더욱 분발했다. 4회에도 수비 도움을 받아가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 김광현은 처음 위기다운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윈커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아 이날 처음으로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냈다. 다음 타자 커트 카살리는 김광현의 공을 제대로 받아쳤지만 3루수 직선타로 걸려들었다. 김광현은 프레디 갈비스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세인트루이스가 5회말 베이더의 솔로홈런으로 3-0으로 점수 차를 벌려 김광현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해줬다.

5회까지 74개의 공을 던진 김광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파머에게 3-유간 깊숙한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무사에 처음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보토를 좌익수 뜬공, 카스테야노스를 중견수 뜬공 처리해 투아웃을 잡았다. 이어 데이비슨의 잘 맞은 안타성 타구를 우익수 카슨이 달려나오며 몸을 던져 글러브에 담아 김광현의 무실점 투구를 도왔다.

6회까지 투구구 83개를 기록한 김광현은 제 몫을 다 하고 7회 존 갠트와 교체돼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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