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선발 투수진의 줄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류현진을 영입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을지 아찔한 상황이다. 그만큼 '에이스' 류현진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토론토는 지난주 6연승까지 내달리며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23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1-2로 패했고, 24일 탬파베이에 다시 4-5로 아쉽게 패하며 연승 중단 후 2연패에 빠졌다.

연패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이 선발진의 부상으로 인한 잇따른 이탈이다. 신예 기대주였던 네이트 피어슨이 팔꿈치 통증으로 이미 부상자명단에 오른 가운데 또 부상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24일 탬파베이전을 앞두고는 선발 예정됐던 맷 슈메이커가 어깨 염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뿐만 아니라 이날 대체 선발로 나섰던 트렌트 손튼이 1회만 던지고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일찍 물러났다. 손튼은 이미 팔꿈치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적이 있어 재발 우려가 크다.

선발 요원 3명이 한꺼번에 빠지게 됐으니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기도 벅찬 상황이 됐다. 이제 시즌 전 구상했던 선발 자원 가운데 남은 투수는 류현진과 태너 로아크, 체이스 앤더슨 3명뿐이다. 이들 3명은 모두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 영입됐다.

골머리가 아파진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앤소니 케이, 제이콥 와그스팩, 퓔머 폰트 등을 선발로 활용하며 로테이션을 꾸려갈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선발 경력 면에서 류현진 외에는 확실한 투수가 없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류현진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개막 초반이던 7월 두 경기에서는 4⅔이닝 3실점(탬파베이전), 4⅓이닝 5실점(워싱턴전, 1패)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8월 들어 4경기 등판에서는 에이스다운 '괴물 모드' 투구를 계속하고 있다. 5이닝 무실점(애틀랜타전 1승), 6이닝 1실점(마이애미전), 6이닝 1실점(볼티모어전, 2승), 5이닝 1실점(탬파베이전)으로 짠물 피칭을 이어왔다.

8월 4경기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23(22이닝 3실점)밖에 안된다. 토론토가 지난 시즌 후 류현진을 FA 영입하지 않았다면 현재 5할 승률(13승 13패) 유지도 힘들었을 것이다.

선발진의 부상 이탈은 류현진이 앞으로 등판하는 경기에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 것을 요구한다. 류현진은 올 시즌 6번 등판에서 가장 많이 던진 것이 6이닝 두 차례였다. 선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불펜진을 선발로 돌리게 되면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게 되고, 선발 투수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 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류현진은 이제 좋은 피칭 내용을 보여주는 외에 투구수를 조절해 보다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하는 책임감도 더하게 됐다.

23일 탬파베이전에서 잘 던졌지만 5회까지 투구수가 94개로 많아져 다소 일찍 교체됐던 류현진은 "매 타자 상대하면서 투구수를 줄일 필요를 느꼈다"고 스스로도 이닝수를 늘리는 데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할 일이 더 많아진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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