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벤처캐피탈 설립하거나 인수
다양한 조합원 참여...투자 효율 높아
   
▲ 사진=픽사베이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제약업계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을 위한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투자 방식 또한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캐피탈을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등 각 기업 성격에 맞춰 다양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최근 10억원을 출자해 스타트업 지원 펀드 '보령 디헬스커버리(D:HealthCovery)'를 설립했다. 해당 펀드는 보령제약이 주최하고, 더인벤션랩과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하며,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후원한다. 운용사 더인벤션랩은 조합 구성원으로도 참여한다. 

보령제약은 디헬스커버리를 통해 국내 초기 단계에 있는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회사는 미국 현지법인 하얀헬스네트웍스를 통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도 운영 중이다.  

광동제약도 지난해 자본금 200억원을 들여 'KD바이오투자조합1호'를 직접 설립한 바 있다. 바이오 신기술 사업자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된 투자 조합으로, 광동제약은 올해 5월 현금 8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벤처캐피탈을 인수하는 경우도 있다. 비보존은 지난달 바이오헬스에 특화된 벤처캐피탈 인베스트먼트의 지분 100%을 인수한 바 있다. 인베스트먼트는 현재 랩지노믹스, 올리패스, 리메드, 레이언스 등에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제약사에서 직접 투자가 아닌 펀드 캐피탈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는 자금 조달과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을 통해 외부 운용사가 투자 캐피탈을 관리하면, 기업 내부에서만 관리할 때보다 시장을 더욱 폭넓게 바라볼 수 있어 관리나 운용의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를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휴젤은 2017년부터 지금까지 팁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기업은 법률 자문을 비롯해 연구 장비 대여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팁스 선정 기업은 3년 간의 사업 기간을 운영한 뒤 갱신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휴젤의 경우 지난해 한차례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올해 초 자격을 갱신해 활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조합의 장점은 같은 비용으로 직접 투자 대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것이다"며 "제약 기업들의 투자 방식이 다양해지는 것은 그만큼 개방형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자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 지원을 받아서 좋고 투자자 입장에선 새 활로 모색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다"며 "개방형 혁신은 제약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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