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세계 축구계에 거대한 '이적 태풍'의 눈이 발생했다. '축구神'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33)가 20년간 몸담았던 FC바르셀로나를 떠나겠다며 이적을 공식 요청했다. 

스페인 매체들은 26일(한국시간) 라리가(프리메라리가) 명문 바르셀로나의 간판스타 메시가 구단 측에 이적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마르카는 "충격적이고 믿기지 않는 소식이지만 메시가 구단에 계약 종료를 요청하는 문서를 팩스로 보냈다. 시즌이 끝나고 나면 원할 경우 언제든 클럽을 떠날 수 있다는 계약 조건에 따라 메시가 이적을 희망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바르셀로나 SNS


이후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도 메시가 바르셀로나 구단 측에 이적 요청서를 제출했고, 구단도 이를 확인했다는 보도를 잇따라 했다. '설'로만 떠돌던 메시와 바르셀로나의 결별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메시가 자신의 축구 인생을 거의 함께 보낸 바르셀로나를 떠나겠다고 결심한 것은 이번 2019-2020시즌 바르셀로나가 몰락했기 때문이다. 라리가 뿐 아니라 유럽 빅리그에서도 대표적인 전통의 강팀 바르셀로나는 2007∼2008시즌 이후 처음으로 우승 타이틀을 하나도 따내지 못하고 무관의 팀으로 전락했다. 특히 최근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2-8로 충격적 대패를 당한 것이 가뜩이나 구단에 불만이 쌓여가던 메시의 이적 결심을 굳혔다는 분석이다.  

메시의 이적은 가능할까. 알려진 바로는 메시와 바르셀로나 간 계약서 해석에 의견 차가 있다. 메시와 바르셀로나의 계약 기간은 2021년 6월 말까지 10개월 정도 남았다. 즉, 메시 영입을 원하는 팀은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다만, 메시 측은 계약상 라리가 시즌 종료 시점에 이적 의사를 밝히면 바이아웃 없이 이적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이 계약 조항은 6월에 이적 의사를 밝혀야 이적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즌이 중단돼 종료 시점이 늦어진 변수가 계약 조항 해석에 이견을 만든 셈이어서 법적인 분쟁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만약 바이아웃이 적용된다면 메시의 이적료는 7억유로(약 9833억원)로 1조원 가까운 천문학적인 금액이어서 메시의 33세 나이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이런 거액을 감당할 구단은 극히 제한적이다.

   
▲ 사진=바르셀로나 SNS


만약 메시가 바르셀로나를 떠난다면 어떤 팀이 그를 모셔갈 지도 축구팬들의 지대한 관심사다. 현재로서는 대표적인 부자 구단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 프랑스 리그앙의 파리 생제르맹 정도가 꼽힌다. 

메시는 이번 시즌 내내 팀 전력 약화, 코로나19로 인한 선수 연봉 삭감 등에 불만을 나타내며 구단과 갈등 양상을 보였다. 그럴 때마다 이적설이 고개를 내밀었고,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된 팀이 맨시티였다. 

메시와 바르셀로나의 인연은 벌써 20년이나 됐다. 2000년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입단한 이후 바르셀로나 한 팀에서만 뛰며 세계 최고 선수로 성장한 메시다. 메시는 그동안 라리가 우승 10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등 바르셀로나 영광의 순간들을 이끌었고 개인적으로도 발롱도르를 6번이나 수상했다. 

'메시가 곧 바르셀로나'라는 고정관념이 깨질 수 있게 됐다. 메시가 이적해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 것은 낯설겠지만, 한편으로는 신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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