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극성 친문에 대한 구애만 가득
이재명 “정당은 명령에 복종하는 조폭 아냐” 비판
'태극기 부대'와 선 긋는 통합당 "우리와 다르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정치권에서도 온라인의 비중이 커지면서 여야 강성 지지층의 이른바 ‘팬덤 정치’도 심화되고 있다. 소위 ‘~빠’로 표현되는 팬덤 정치를 두고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9 전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올수록 문재인 대통령의 극성 지지층을 사로잡기 위한 후보자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비문’으로 분류되는 후보일수록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김부겸 후보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두고 “종교의 탈을 쓴 일부 극우세력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22일)” 등의 발언으로 연일 야당을 공격하며 ‘통합당 음모론’을 주장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의 8‧29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오른쪽부터), 김부겸, 박주민 후보./사진=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인 이원욱 의원 역시 “바이러스 테러범 방조한 김종인 위원장의 미통당(22일)”이라며 김 후보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검찰을 향해서는 “개가 주인을 무는 꼴(16일)”이라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김 후보와 이 의원 모두 당 내에서는 합리적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당내 한 관계자는 “TK에서 당선된 김 후보는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대표적 인물로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면서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김 후보의 성향이 달라지면 결국 당으로서도 큰 손해”라고 우려했다.

당 내에서도 코로나19와 수해로 국가적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들이 친문계를 향한 구애만 열중하며 강성 발언을 쏟아내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는 “정당은 조폭이나 군대도 아니고 특정인의 소유도 아니다”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민주국가에서 정당은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소유물도 아니며 국민의 것이자 당원의 것”이라며 “당원은 누구나 당 정책에 의견을 낼 수 있고, 국민은 누구나 국가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 지도부가 2차 재난지원금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대척점에 섰다는 이유로 친문으로부터 공격 받아 온 이 지사의 입장을 감안할 때 친문을 겨냥한 발언으로도 풀이될 수 있지만 이 지사는 “오해도 아닌 곡해”라고 선을 그었다.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지도부가 지난 19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오월 영령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였다./사진=미래통합당

반면 통합당은 최근 대안 정당을 표방하며 이른바 ‘태극기 부대’로 표현되는 극성 지지층과 결별을 하고 있다. 한발 나아가 지지세가 약한 호남을 적극 공략하면서 중도층 회복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당 내에서는 다음 달 시작되는 당무감사를 계기로 극우 색채가 짙은 성향의 당협위원장들을 겨냥해 대대적인 인적 청산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는 같은 보수 계열 아니냐고 뭉뚱그려 보는 경향이 있는데, 사회에서 극우라고 하는 분들이나 당은 우리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장외집회를 주도하는 태극기부대나 기독자유통일당·우리공화당과의 차별성을 분명히 한 것이다.

통합당이 강성 극우 세력과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은 결국 지지율이다.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되자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당 내에서는 ‘통합당=전광훈’이라는 여권의 프레임이 먹힌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태극기 부대가 오히려 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벽이 된 셈이다.

원내 관계자는 26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몇 차례의 전국구 선거에서 패배한 결과를 보면 당이 나아갈 방향은 이미 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