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출시 앞둔 신약 '펙수프라잔' 주력할 듯
HK이노엔 '케이캡' 대비 경쟁력 확보가 관건
연구개발비 지속 확대...건기식 사업도 강화
   
▲ 대웅제약 본사 전경./사진=대웅제약

[미디어펜=김견희 기자]'1조 클럽' 대웅제약의 위상이 위태롭다. 라니티딘 계열 위염치료제 알비스의 퇴출과 5년간 이어지는 소송전으로 매출 공백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대웅제약은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을 키워나가면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5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16억원 대비 9.4% 줄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적자다. 상반기 대웅제약의 영업손실은 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273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1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0억원과 비교해 큰 폭의 적자를 냈다.

라니티딘 계열의 알비스와 알비스D가 판매 중지되면서 580억원(2018년 매출 기준)의 매출 공백이 발생한 데다가 매년 R&D 비용을 확대한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균주 출처를 둘러싼 분쟁으로 매 분기마다 100억원에 가까운 소송 비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의 수출마저 코로나19 여파로 감소하고 있어 올해 역성장이 불보듯 뻔하다. 대웅제약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예비소송에서 나보타의 미국 내 수입을 10년 동안 금지할 것을 권고하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기업 분위기가 하향세로 돌아선 대웅제약의 만회 전략은 국내 출시를 앞둔 펙수프라잔에 있다. 펙수프라잔을 앞세워 알비스 매출 공백을 메꾸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펙수프라잔의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현재 허가를 대기 중이다.

펙수프라잔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중남미 2위 제약 시장인 브라질 제약사 이엠에스(EMS)에 7300만 달러(867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과 지난 1월 멕시코 제약사 목샤8에 5000만 달러(594억원)의 규모의 수출 계약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입지 굳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펙수프라잔과 같은 차세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를 판매하는 HK이노엔의 '케이캡'이 먼저 출시돼 시장을 선점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펙수프라잔의 마케팅 전략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30호 신약인 케이캡은 지난해 3월 출시돼 연매출 247억원을 올렸으며, 올해 상반기는 매출 202억원을 기록하는 등 차세대 위산분비 차단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나가고 있다. 

대웅제약은 주력 제품을 키워나가면서 지속적인 R&D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8% 감소하고 영업익 역시 적자를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4% 증가한 555억원을 연구비용으로 사용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4월 간과 장, 눈, 혈행 등에 좋은 증상별 맞춤 건강기능식품 6종을 출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혈압과 혈행 건강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세노메가 큐텐 플러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대웅제약은 상위 매출 품목인 간기능 보조제 일반의약품 '우루사'와 종합비타민 '임팩타민' 등 주력 제품들도 지속적으로 관리해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알비스 대체제로 소화불량 치료제 가스모틴을 앞세워 공백을 만회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연내 출시 예정인 펙수프라잔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