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의 ‘작은 걸음의 정책’인 동방정책 끝에 베를린 장벽 무너져”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6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대북전단 살포 방지법이 제정되면 그때부터 북한이 움직일 것이라고 본다. 북에서 남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에서 정 수석부의장을 예방했다. 이번 만남은 이 장관의 취임 이후 공식적으로 두 사람이 처음 접견하는 자리이다. 

이 장관은 “제가 최근 대북 인도적 협력과 작은 교역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작은 걸음을 하나하나 옮겨가고 있는데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6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에서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접견하고 있다./통일부

이에 정 부의장은 “북에서는 그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할 것이다. 지난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도 남북 간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못한데 대한 불만 표시였다”고 밝히고, “전단 살포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되면 4.27(판문점선언), 9.19(평양선언) 합의 사항도 확실히 이행됐다고 인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현재 전단 살포 방지 관련 법)이 안건조정 단계에 들어갔는데 그 시간이 종료되면 제가 몸담은 정당 의지도 분명하기 때문에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앞으로 민주평통이 갖고 있는 정책적 노하우를 대통령께만 하지 말고 통일부와도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부의장은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조직이다 보니 청와대와 직접 공유했다”며 “그동안 통일부에서 그런 요청은 없었지만 앞으로 통일부와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 부의장은 “통일 독일도 ‘작은 걸음의 정책’(Politik der kleinen Schritt)이라고 불리는 서독의 동방정책으로 이뤄졌다”며 “처음에 동독도 서독의 동방정책을 의심했다. 자신들이 휘말려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 정책을 시작한 날로부터 20년만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통일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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