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현존하는 삼국유사 판본 가운데 인쇄 시기가 가장 이른 '삼국유사 권4∼5'(범어사본)가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됐다. 

또 '장용영 본영 도형 일괄'·'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전적' 3건,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 등 총 8건은 보물로 새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기존에 보물 제419-3호인 '삼국유사 권4~5'를 국보 제306-4호로 승격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삼국유사 권4~5는 부산 범어사 소장본으로, 1907년께 범어사에 기증된 것으로 전해지며, 삼국유사는 5권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유물은 현재 권4∼5만 전해진다.

1394년 판각한 목판으로 찍어낸 범어사 소장본은 같은 계열 판본인 '삼국유사 권3∼5'(국보 제306호), '삼국유사 권1∼2'(국보 제306-3호)와 비교했을 때 시기가 가장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 국보인 판본에는 없는 제28∼30장이 수록돼 있고, 1512년 판본의 오탈자도 확인할 수 있어 역사·학술적으로 가치가 높고, 단군신화와 향찰로 쓴 향가 14수가 수록돼 있어 우리나라 고대 언어 연구에도 참고가 된다.

한편 보물 제2070호로 신규 지정된 '장용영 본영도형 일괄'은 조선 정조의 친위부대였던 장용영이 주둔한 청사의 본영을 1799년(정조 23년)과 1801년(순조 1년)에 그린 건축화다. 

채색화 1점과 일종의 평면도안인 간가도(間架圖) 2점으로, 장용영의 전반적인 현황과 관청의 증·개축 상황을 왕에게 보고하기 위해 만든 자료여서 정확하게 건축물을 묘사한 것이 특징이며, 조선 건축화 중에서 대형 평면도와 채색건물도가 함께 있는 가장 오래된 사례로 추정된다.

보물 제2071호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경주 남산 계곡의 지류인 장창곡의 정상 부근 석실에 있던 불상으로, 신라 시대 7세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의자에 앉은 자세(의좌상)의 본존 미륵불과 좌우 협시보살 입상으로 구성돼 있으며, 우리나라 의좌상 불상 중 시기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신라 전성기의 수준 높은 조각 양식을 보여준다.

해인사와 갑사에 400년 넘게 봉안된 불상과 복장유물, 복장전적 6건도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 제2072호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은 해인사 부속 암자인 원당암의 보광전에 봉안된 삼존불상과 이곳에서 발견된 복장유물로, 복장(腹藏)이란 불상 제작 시 가슴 부분에 보화나 서책 따위를 넣는 것을 말한다.

삼존상은 아미타여래좌상과 관음보살, 지장보살로 구성되며, 15세기 후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복장유물은 중수발원문, 보물을 넣는 후령통, 직물, 보자기 등 모두 23점이다.

보물 제2073호, 제2074호, 제2075호는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전적'과 관련됐으며, 각각 '대방광불화엄경-진본' 23첩과 '대방광불화엄경-정원본' 5첩, '제다라니' 1첩이며, 모두 본존 아미타여래좌상 복장에서 발견된 유물들이다.

판각 시기는 대부분 고려 13세기 중엽이고 찍어낸 시기는 조선 14세기 말~15세기 초로 추정되며, 복장이 개봉된 적이 없어 보관상태가 양호하고, 고려 시대에 판각된 화엄경이 한꺼번에 발견된 경우도 흔치 않다.

보물 제2076호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은 충남 공주 갑사 대웅전에서 발견됐다.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과 사보살입상은 1617년에 조각승 9명이 제작한 7존의 불상으로, 임진왜란 이후 조성된 7존 불상으로는 현존 최대이자 최고(最高) 작품이다. 

진흙으로 만든 불상은 평균 높이가 2.5m, 보살상도 2m 이상이며, 2300여명의 시주자가 참여해 제작했다고 전한다.

보물 제2077호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존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은 소조관세음보살입상에서 발견된 전적류 8건 8점이며, '금강반야바라밀경' 필사본과 목판 경전류로 구성돼 있고, 불상 조성 시기인 1617년 이전에 간행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