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또 한 번 놀라운 실력 발휘를 했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2경기 연속 자책점이 한 점도 없었다. 이 정도면 선발진 잔류를 걱정해야 할 것이 아니라 에이스급 대접을 받아야 한다.

김광현은 28일 새벽(아하 한국시간)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아쉬운 점은 김광현이 1-1 동점 상황에서 물러나 시즌 2승 획득에 실패했고, 세인트루이스가 8회 승부치기(올 시즌 더블헤더는 7이닝제) 끝에 3-4로 졌다는 것이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어쨌든 김광현은 이날 경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과시했다. 최고 구속 92.4마일(약 148.7km)의 빠른공에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고, 커브와 체인지업도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4회초 1실점한 것도 선두타자의 땅볼 타구 때 3루수 브래드 밀러가 악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무사에 2루까지 주자를 내보낸 탓이었다. 6회초에도 김광현은 선두타자를 수비 실책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병상타 유도 등으로 추가 실점 없이 6이닝을 채웠다.

김광현은 선발로 보직 변경된 이후 연속 호투다. 선발 데뷔전이었던 18일 시카고 컵스전은 3⅔이닝(1실점)밖에 안 던져 정확한 평가가 어려웠지만 이후 최근 두 경기는 눈부신 피칭의 연속이었다.

지난 23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하며 첫 선발승을 거둔 데 이어 이날 피츠버그전에서도 6이닝 1실점(비자책)하며 짠물 피칭을 이어갔다.

시즌 개막 때 마무리로 1경기 등판한 것을 포함해 김광현의 시즌 성적은 4경기(선발 3번)에서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8이다. 이 자체로도 특급 성적이다. 그런데 선발로 나선 3경기만 따지면 평균자책점이 0.57(15⅔이닝 2실점 1자책점)에 불과하다. 최근 2경기는 아예 평균자책점이 '제로(0.00)'다.

세인트루이스 선발진 가운데도 김광현의 선발 성적은 독보적이다. 에이스 잭 플래허티가 3경기서 2승에 평균자책점 1.98로 호투하고 있지만 기록은 김광현에 뒤진다. 아담 웨인라이트(4경기 2승 평균자책점 2.88)도 다코다 허드슨(4경기 2패 평균자책점 3.32)도 김광현보다 못했다.

토론토의 에이스 류현진(6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3.19)도 현재 성적만 놓고 보면 후배 김광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줘야 한다.

김광현이 코로나19로 인한 오랜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고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성공적으로 선발투수로 안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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