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차별화는 현대 경제의 핵심…가격통제는 시장경제의 좀비

   
▲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모임에 가기 위해서 2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교대역에 내려서 6번 출구로 나갈려는 순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구석을 보는데 집단 싸움을 하는 줄 알았다.

천장에 매달린 “아웃도어 무조건 8900원!!”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보고 물건을 고르는 모습이구나를 즉시하게 되었다.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짜리 아웃도어가 무조건 8900원이라니...” 모임에 늦어 바삐 걸음을 재촉하던 필자의 발도 파격 세일 이벤트장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졌다.

요즘처럼 날밤 새가면서 일하는 날이 많다 보니 편하게 입을 수 있고 추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따뜻하고 저렴한 옷이 필요했는데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이다.

시장경제 이론 대가와 애국 보수 운동가도 가격에 춤을 쳐

정말 전 품목이 8900원이었다. 물건도 정말 좋아보였고, 색상도 산뜻했다. 정신없이 사이즈를 찾기 위해서 물건을 주섬주섬 뒤집고 있는데, 순간 깜짝 놀랬다.

정말 많은 소비자들 속에서 대표적인 경제학자이시면서 차별의 경제학, 신국부론 이론을 통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늘 강조하셨던 좌승희 교수와 종북세력 척결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수호를 위해 애국 보수 단체를 오랫동안 이끌어 오시고 있는 최인식 국민행동본부 사무총장이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아! 질 좋은 상품에 저렴한 가격이 저 분들도 매장으로 들어오게 하는구나”...그러면서 “이것이 시장경제”구나 생각이 들었다. 판매자에게 살짝 귓속말로 물어보니, 이 물건이 브랜드 마크가 딱 붙으면 가격이 몇 배에서 수십배로 오른다는 것이다. 결국 한 벌 옷 가격에 5 종류의 아웃도어를 구매하고 나니 무척이나 행복했다. 효용 극대, 만족 최대였다.

   
▲ 전 품목을 8900원에 팔고 있는 아웃도어 매장.

가격차별화는 현대 경제의 핵심

이벤트 매장에 모인 수십 명의 사람들의 행태에는 어떤 진실이 담겨있는 걸까? 시장경제가 정답을 말해준다. 사람들은 값싼 재화를 구입하고자 하지만 물건에 대해 지불할 의사가 개인 개인마다 다르다. 물건만 좋다면 수십억 원이라도 지불할 의사할 수 있는 능력자가 있는가 하면, 필자처럼 좌 교수, 최 총장처럼 파격 세일을 기다리는 이도 있다. 

가격차별의 논리가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가격 차별은 소비자가 지불할 의사이며 다양한 지불 의사를 가진 소비자들을 성공적으로 구분시켜 주는 최고의 시장 경제 이론이며 현대 경제학의 핵심이다.

시장 가격은 가격탄력성을 고려하여 시간대별로 다르고 소비자 니즈와 소비자 행동 패턴, 소비자 니즈에 따라 천차만별적으로 다르다. 판매자가 어떻게 재화 가격을 설정하는가에 따라 가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늘 평상시에 강조하지만 동일한 기차, 비행기, 뮤지컬 공연이라도 자리에 따라 표 값은 다르다. 미용실, 목욕탕, 영화관 등에서 성인과 아동과의 가격도 다르다. 이를 가격차별이라고 한다. 동일한 제품이라도 소비자의 선호가 다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재화를 분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수많은 글로벌 기업부터 동네 구멍 가게까지 마케팅 전략으로 가장 흔히 사용하고 있다.

   
▲ 도서정가제 시행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 대형서점에서 시행 전 할인을 알리는 안내표가 설치돼있다./뉴시스

단통법, 도서정가제는 시장경제의 좀비

그런데 가격 차별화, 시장 매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 정치권 때문에 대한민국이 시름시름 병들어 가고 있다. 논란이 되었던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불만이 속출 되고 있는 도서정가제가 그 예라 하겠다.

전 국민을 평등하면서 비싸게 휴대폰을 구매하게 하고, 균일하고 비싸게 요금을 지불하게 만들었다. 반값, 파격세일, 폭탄세일 같은 할인 이벤트가 없어져 일률적인 할인가격에 도서를 구매를 하지 못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는 휴대폰을 구입하는데 지갑을 열지 않고 있고 휴대폰 제조사의 매출을 급격히 감소하고, 통신 대리점은 줄줄이 폐업 신고를 하고 있다. 도서정가제로 책을 사랑하는 국민들의 책 주문이 감소하고 책을 구매하더라도 그 후생은 급격히 감소할 것이다. 거기에 수 년째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업계에 자살폭탄처럼 다가가고 있다.

가격통제는 사회주의 공산국가의 만행

가격차별을 막는 것은 사회주의 공산국가에서 하는 전형적인 정책이다. 칼 마르크스의 망령이 대한민국을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A라는 국민부터 Z라는 국민까지 입고, 먹고, 자고, 일하고를 똑같이 하고 공평하게 나눠먹게 하자는 정신병자 같은 논리가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보조금 대란을 보여줬던 아이폰 6을 사기 위해서 줄을 길게 서 가면서 기다렸던 국민들을 보면서 80년대의 생필품을 지급받기 위해서 줄을 섰던 구 소련 국민들이 연상되었다.

20세기를 지배해온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데올로기 대결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최종적으로 승리했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인류의 진화와 정부의 최종 형태이며, 역사의 종착점이라고 말한 프란시스 후쿠야마의 말처럼 공산주의를 처절하게 실패했다. 그런데 사회주의 공산국가에서 실패했던 일들을 대한민국이 답습하기 있다니 한심스럽다.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행복해졌으면...

요즘 대한민국이 보편, 평등을 강조하고 있다. 소비자의 결정까지도 획일적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소비자가 결정을 공장의 두부처럼 똑같이 만들려고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와 정치권은 소비자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귀 기울리고 불황의 불구덩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산업의 고민을 정리해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를 죽이는 무능한 정부, 생명 연장만 노리는 사악한 정치권이 되지 않기를 고대한다. 차별화된 가격으로 차별화 된 만족을 누릴 수 있는 국민들이 많아져 연말 연시 “아~ 행복하다!”라는 말들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