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2년 임기 마무리, 총선 대승으로 성공적인 운영
각종 막말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위기 상황에서도 돌파 가능했던건 이해찬이기 때문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8‧29 전당대회를 끝으로 2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동시에 30여년간 몸을 담은 정계에서도 사실상 은퇴를 한다.  

이 대표는 임기 2년 동안 강한 리더십을 민주당을 이끌어왔다. 시스템 공천을 바탕으로 한 4‧15 총선의 대승은 ‘역시 이해찬’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잦은 막말로 인한 구설수는 ‘또 이해찬’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부동산 정책 실정 등으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도 당을 흔들림 없이 이끌어온 것을 두고서는 ‘그래도 이해찬’이라서 가능했다는 평가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지난 4월 15일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개표상황판 앞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역시 이해찬, 강력한 그립으로 총선 대승 이끌어'

이 대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바로 ‘까칠’이다. 7선 국회의원에 정책위 의장을 세 차례나 경험했고, 교육부장관과 국무총리까지 지냈다. 지난 2012년 당 대표를 지낸 그가 또 다시 여당 대표로 취임한 것은 결국 “강력하고 유능한 여당”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결과적으로 이 대표는 자신의 말을 지켰다. ‘선거에서 지는 법을 모른다’고 자신감을 보였던 이 대표는 4‧15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대승을 거두면서 대한민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었다. 특히 측근들의 대거 탈락을 감안하면서까지 추진한 ‘시스템 공천’이 대승의 밑바탕이 됐다는 점은 더욱 의미가 크다.

다만 그 과정에서 “버럭하는 것은 배우기가 좀 그렇다(노웅래)”, “무섭다. 충고를 듣기 힘들다(이원욱)” 등 비판적인 목소리도 제기됐지만 “총선 대승이라는 결과를 보면 역시 이해찬은 이해찬(원내 관계자)”라는 ‘엄지 척’이 우세하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재진의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차원 대응할 것인가"는 질문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합니까"며 질타했다./사진=연합뉴스

'또 이해찬, 직설적인 화법으로 잦은 구설수 올라'

이 대표는 구설수에도 많이 올랐다. 대부분이 그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인한 것이었다. 

그는 지난 2018년 12월 당내 장애인위원회 발족식에서 “정치권에 정신장애인들이 많다.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이라고 발언했다가 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이며 머리를 숙였다. 지난 1월에도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서 의지가 좀 약하다”고 해 또 한차례 장애인 비하 논란에 시달렸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4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민주당에게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발언과 관련해 차별행위를 중단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장애인 인권교육을 하라는 취지의 권고결정을 내렸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상가에서 취재기자를 향해 “XX자식”이라고 막말을 뱉은 일, 세종시를 찾아 “서울은 천박한 도시”라고 발언한 것도 이 대표의 화법이 빚어낸 대표적인 논란으로 꼽힌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그래도 이해찬, 위기 때마다 중심 잡고 당 이끌어'

그럼에도 민주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돌파가 가능했던 것은 이 대표였기 때문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조국 사태나 윤미향 사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등 위기 상황에서 강력한 ‘그립’으로 내부 단속을 하며 중심을 잡아왔다. 총선 1년 전 시스템 공천을 완성해 공천 과정에서 별다른 잡음 없는 선거를 치른 것도 높이 평가 받는 부분이다.

당청관계도 긴밀히 잘 유지했다는 평가다.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정책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동시에 당이 일방적으로 정부에 끌려가지 않도록 목소리를 낼 때는 확실하게 목소리를 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수많은 위기 속에서 당이 원팀을 유지해 올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이 대표의 그립이 강력했기 때문”이라면서 “이 대표가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오는 게 힘들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당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다음 대선까지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민주당 취재기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이 대표는 28일 오후 온택트 방식으로 퇴임기자회견을 갖는다. 당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당원들을 향한 마지막 서면 메시지를 남길 예정이다. 작별사에는 감사 인사와 위기 극복을 향한 의지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