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즌 평균자책점(ERA)이 수정돼 드디어 2점대로 진입했다. 기록원이 볼티모어전 류현진의 2실점 가운데 자책점을 1점만 인정해 평균자책점을 낮춰준 것은 다행이지만, 사실 이것도 틀렸다. 류현진의 자책점은 '0'이어야 했다.

류현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선발 등판, 6이닝 8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2실점' 기록이 문제였다.

토론토가 2-0으로 앞선 6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류현진은 라이언 마운트캐슬을 3루쪽 땅볼로 유도했다. 그대로 이닝이 마무리되는가 했던 순간, 3루수 트래비스 쇼가 1루로 던진 공이 원바운드 악송구가 됐고,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이 볼을 잡지 못하고 뒤로 빠트렸다. 그 사이 두 명의 주자가 홈인해 류현진은 2실점했다.

쇼의 명백한 악송구 실책이었고, 경기 기록원도 처음에는 쇼의 실책으로 판단해 류현진의 2실점 모두 비자책점으로 처리했다. 그런데 얼마 후 마운트캐슬의 타구가 내야 안타로 기록 정정이 됐고 쇼의 실책은 없어졌다. 즉, 류현진이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준 것으로 기록이 바뀌면서 2실점 모두 류현진의 자책점이 됐다.

현지 언론, 팬들 모두 이의를 제기한 기록원의 판정이었다. 류현진은 경기 후 "구단과 투수코치가 알아서 해줄 것"이라며 토론토 구단이 이의제기를 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을 2.92로 수정한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사진=MLB닷컴 홈페이지


토론토 구단이 정식 이의를 제기하고 기록원 측이 이를 받아들인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30일 업데이트된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의 류현진 기록은 바뀌어 있었다. '6이닝 2실점 2자책점'으로 되어 있던 기록이 '6이닝 2실점 1자책점'으로 변경됐다.

이는 마운트캐슬의 타구는 내야 안타가 맞고, 쇼의 송구 실책으로 1실점할 것을 2실점한 것으로 기록원이 다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16(37이닝 13자책점)에서 2.92(37이닝 12자책점)로 낮아져 2점대가 됐다. 8월 월간 평균자책점도 1.61에서 1.29(28이닝 4자책점)로 더 좋아졌다.

하지만 이 기록 수정 역시 불만이다. 마운트캐슬의 타구가 내야안타가 되려면 정상적으로 플레이가 이뤄졌을 때 1루에서 세이프 타이밍이 됐어야 한다. 리플레이 영상으로 볼 때 쇼의 송구가 분명 더 빨리 1루로 도달했다. 원바운드 악송구가 되면서 볼이 뒤로 빠졌을 뿐, 게레로 주니어가 제대로 포구하기만 했어도 아웃 타이밍이었다.

기록원은 실책을 안타로 수정하면서 한 번 실수를 했고, 이를 다시 1안타 1실책으로 수정하면서 두 번 실수를 했다.

만약 류현진의 2실점이 모두 비자책으로 기록됐다면 평균자책점은 2.68로 더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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