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감소에 의사 장기 파업까지 겹쳐 매출 감소 우려 커져
   
▲ 신촌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외래 병동 입구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병원 외래 환자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의료진 파업까지 이어지는 등 이로 인한 매출 타격을 우려하는 제약사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에 병원을 직접 방문하는 것을 꺼리는 환자들이 늘면서 외래진료가 급감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세로 당뇨, 고혈압 등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하는 만성질환 환자를 제외한 외래 진료는 올해 초와 다름 없는 분위기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3~4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도 외래 환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5% 가까이 감소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약사들은 노심초사 중이다. 전문약을 처방하는 의료진의 부재와 처방 받는 환자수가 줄어든다면 매출 타격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의 60%가량이 처방약이었으며, 한미약품 역시 별도기준 매출에서 처방약이 90%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의료진의 파업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A제약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의료 공백이 올 정도로 파업 여파가 크진 않지만 지금보다 더 악화되고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매출 타격은 물론 국민 건강에도 직결되는 문제라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도 "파업이 악화 될 경우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며 "코로나19 여파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정부와 의협 간 협의가 하루빨리 절충되길 바란다"고 했다. 

장기처방약 비중이 큰 제약사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은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야하기 때문에 한번에 180일 처방분을 받을 수 있다며"며 "이러한 장기처방약이 매출액 상위 10% 이내에 드는 제약사는 타격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정부와 의협 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빠른 시일 내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6개 전문학회와 의료계협의체 회의를 통해 4대 의료정책의 즉각적인 철폐를 촉구했다. 의협이 주장하는 4대 의료정책은 한방첩약 급여화, 의대 정원 4000명 증원, 공공의대 신설, 원격의료 등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의료진의 휴진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어제(31일) 전국의 전공의 수련기관 200곳 가운데 151곳의 근무 현황을 점검한 결과 전공의 7900여명 가운데 약 84%, 6600여명이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8일 휴진율 75.8% 보다 오른 수치다. 수련병원에서 일하는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 5명 가운데 4명 이상이 휴진에 참여한 셈이다. 

의사들의 총파업 장기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과 계명대동산병원도 이달 7일 하루동안 외과 외래와 수술을 중단하는 등 3차 파업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협회와 정부 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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