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연이은 호투로 시즌 2승을 따냈다. 단순히 승리투수가 된 것이 아니라,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이런 활약을 펼친 선발투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극강의 짠물피칭을 이어갔다.

김광현은 2일(한국시간) 미주리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85개.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호투에 타선 대폭발을 더해 16-2 대승을 거뒀고, 김광현은 가뿐하게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시즌 4번째 선발 등판에서 2승(무패)을 따낸 것보다, 시즌 평균자책점(ERA)을 0.83(21⅔이닝 4실점 2자책)으로 낮춘 것이 더욱 주목 받을 만했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SNS


더군다나 개막전에서 마무리 등판(피츠버그전 1이닝 2실점 1자책 세이브)한 것을 제외한 4차례 선발 등판 성적만 놓고 보면 평균자책점은 0.44(20⅔이닝 2실점 1자책)밖에 안된다. 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은 아예 '0'(17이닝 1실점 무자책)이다.

등판 경기 수가 많지 않았지만 선발투수로서 '초특급' 평균자책점이다. 

메이저리그 신인이 이런 성적을 낸 전례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전무'하지는 않았다. 메이저리그 기록 전문 업체 'STATS'에 따르면, 평균자책점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 1913년 이후 좌완 투수 중 첫 선발 4경기 평균자책점이 김광현보다 더 좋았던 투수가 한 명 있다. 좌완 레전드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다.

발렌수엘라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뛰기 시작한 1981년 처음 네 경기 등판에서 0.25의 경이로운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 해 발렌수엘라는 총 25경기 등판해 13승 7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며 사이영상과 올해의 신인상을 석권했다. 당시 발렌수엘라의 나이 20세 때였다.

물론 김광현은 순수한 신인은 아니다. KBO리그에서 이미 정상의 위치에 올랐던 프로 14년차 베테랑이다.

그렇다 해도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이렇게까지 실력 발휘를 할 것으로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김광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과 함께 KBO리그 특급 좌완의 위력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마음껏 떨치고 있다. 이 기세를 이어가면 만 32세에 신인왕을 수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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