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사업목적에 '전기차 충전 및 관련 사업' 추가
유럽 충전기 지분도 확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가 자동차 산업의 미래인 전기차의 종합 인프라 구축 실현을 구체화했다.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비롯해 충전기 개발과 생산, 진단·점검과 더불어 전자결제까지 브랜드화하고 상표등록을 마친 것. 올해 초 정관변경을 통해 '전기차 충전 및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현대차가 미래산업의 발빠른 대응을 위해 본격적인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인 (좌측부터)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


4일 관련업계와 특허청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기차용 충전기 또는 이동형 소형충전기 개발과 생산, 충전 예약용 소프트웨어 개발, 고속 충전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I.O.N △Hi 차저(고속 충전) △ION PIT 등의 이름으로 새롭게 상표를 등록했다.

나아가 전기차 충전요금의 전자결제를 위한 브랜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인증이나 결제 없이 사전에 등록된 멤버십 카드(또는 신용카드)로 전기차 충전요금을 자동으로 결제해주는 전자 결제 서비스다. 

현대차는 최종 브랜드명을 제품전략과 시장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사업목적을 놓고 여러 브랜드를 예비후보로 등록한 것도 이런 이유다.

지난달 현대차는 내년에 새롭게 출범할 전기차 전용브랜드를 '아이오닉(IONIQ)'으로 확정했다. 아이오닉은 친환경 전용브랜드에서 전기차 전용브랜드로 성격이 바뀐 것이다. 

기존의 친환경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전기차 브랜드로 변경한 만큼 추후 전기차와 관련된 인프라 역시 비슷한 어감이나 어원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여론이 힘이 실리고 있다. I.O.N과 ION PIT 등 비슷한 브랜드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3월 주총을 통해 사업목적에 있는 '각종 차량과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을 수정해 '각종 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 부분품의 제조 판매업'으로 변경했다. 이밖에 '전동화 차량 등 각종 차량 충전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이같은 행보가 전기차 토탈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관을 변경한 지 6개월 만에 '전기차 토털 인프라 구축' 전략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구체적인 청사진은 이미 지난해부터 나온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유럽의 다국적 전기차 충전 업체 '아이오니티'(IONITY)' 지분 인수(20%)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꼬박 1년 만인 이달 2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니티' 지분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독일 다임러그룹과 BMW·포르쉐, 미국 포드와 함께 아이오니티의 공동 지배권(지분 20%)을 확보하게 됐다.

   
▲ 현대자동차,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하이차저' /사진=현대차


아이오니티 지분 인수는 현대차가 유럽 시장에서 자체 개발하는 고전압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행 급속 충전기보다 충전 속도가 최대 7배 빠른 350kW급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오니티가 제공하는 350kW급 초고속 충전기는 3분 충전으로 1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더불어 아이오니티는 디지털 결제 방식과 유럽 전기차 충전 표준을 도입해 전기차 제조사에 구애받지 않는 광범위한 호환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다양한 상표권을 선점하는 차원으로 등록한 것이며 구체적인 브랜드를 정한 것은 아니다"며 "현재 등록된 브랜드 가운데 하나가 될 수도 있고, 추가로 더 많은 브랜드 후보군을 등록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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