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대성동 및 양동리 고분 출토…뛰어난 유리세공기술
   
▲ 김해 양동리 270호분 수정 목걸이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가야는 흔히 '철의 왕국'으로 알려졌지만 '유리의 왕국'이기도 하다. 

가야인들은 수정이나 마노(瑪瑙)를 주판알 모양으로 깎거나 유리를 굽은 모양이나 둥근 형태로 깎아 목걸이를 만들어 착용했는데, 마노는 수정과 같은 석영 광물로, 원석의 모양이 말의 뇌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문화재청은 경남 김해 대성동과 양동리 소재 가야시대 고분에서 출토된 유리 세공 목걸이 3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목걸이 중 하나는 3세기 말∼4세기 초 금관가야 고분인 김해 대성동 76호분에서 출토됐다. 

수정제 구슬 10점, 마노 구슬 77점, 각종 유리구슬 2386점 등 총 2473점으로, 길이가 서로 다른 3개의 목걸이가 한 쌍이며, 구슬의 평균 지름은 6∼7mm에 불과하다.

목걸이는 맑고 투명한 수정과 주황색 마노, 파란색 유리 등 다양한 재질과 색감이 조화로운 것이 특징이며, 유리를 굽은 모양이나 다면체 형태로 가공하고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어, 뛰어난 유리세공 기술을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출토지와 유물의 내역이 분명하다"며 "여러 재료를 정교하게 가공해 색상과 질감을 조화롭게 배치한 수준 높은 문화를 엿볼 수 있으며, 금관가야 문화를 대표하는 공예품으로 역사·예술 가치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1992년 김해 양동리 토광목곽묘(土壙木槨墓)인 270호분에서 출토된 수정 목걸이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는데, 토광목곽묘는 관을 넣는 묘실을 나무로 짜서 만든 무덤이다. 

양동리 고분 270호분은 인접한 고분들과 겹쳐 있어 훼손된 상태였으나 고배(高杯, 굽다리접시)를 비롯한 토기류와 철제 유물이 다수 출토돼 가야인의 생활상을 알려 주는 중요한 고분이다.

이곳에서 출토된 목걸이는 다면체 구슬 20점과 주판 모양 구슬 120점, 굽은 구슬 6점 등 총 146점의 구슬로 구성돼 있으며, 여러 형태로 수정을 다듬어 이은 길이 142.6㎝의 목걸이로 제작 시기는 3세기로 추정된다.

맑고 투명한 무색과 은은한 황색 및 갈색 등이 섞여 있고, 형태와 크기가 다른 수정을 배치했으며, 목걸이에 사용된 수정은 경남 양산 등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정 목걸이는 3세기 금관가야 지배계층의 장신구로, 3∼4세기 가야 유적에서 다수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100여점 이상의 수정으로만 구성된 사례는 매우 희소하다. 또 가공기술과 미적 감각이 세련돼 이 시기를 대표할 수 있는 중요한 공예품"이라고 소개했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세 번째 목걸이는 김해 양동리의 322호분 목곽묘에서 출토된 것으로, 3세기 금관가야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3세기 유물인 중국 한대(漢代) 청동 세발 솥이 함께 발견돼 목걸이 제작 시기를 뒷받침한다.

수정제 굽은 구슬 147점, 대형 수정제 다면체 구슬 2점, 가운데 구멍이 뚫린 동그란 마노 구슬 6점과 파란 유리구슬 418점 등 다양한 재질과 형태의 보석 총 574점으로 구성됐으며, 투명한 수정을 육각형으로 다듬었고, 푸른색 유리구슬과 주황색 마노 구슬을 결합해 빛깔이 영롱하다.

문화재청은 "3세기 금관가야의 지배층 문화를 대표하는 장신구로서, 보물로 지정할 역사·예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목걸이 3건은 가야인들의 신분 위상과 지배 계층의 권위를 보여주고, 금·은 제품을 주로 사용한 신라·백제인과 달리 수정이나 유리구슬을 선호한 가야인의 생활상과 연관이 깊은 작품으로, 당시 가야인의 또 다른 모습을 인식하게 해주는 유물"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지정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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