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 86만CGT…한국, 73% 수주
가스선 수주로 기지개…대형 LNG 프로젝트 기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2개월 연속 중국을 제치고 글로벌 선박 수주 1위를 기록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86만CGT였으며, 이 중 한국은 63만CGT(73%)를 수주했다. 이는 중국(21만CGT)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수주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말 아시아지역 선사로부터 각각 9만 8000㎥급 VLEC 2척씩 수주했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VLEC/사진=삼성중공업


계약규모는 각각 2억2000만달러 수준으로, 한국조선해양이 체결한 계약의 경우 동급 선박 1척에 대한 옵션도 포함됐다.

에탄운반선은 에탄을 액화해 화물창 내 온도를 영하 94℃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운반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LNG운반선과 마찬가지로 고도의 건조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연가스 등에서 추출되는 에탄은 납사와 함께 석유화학 산업의 주요 원재료로 쓰이며, 에탄크래커(ECC)의 경제성이 높아지면서 석화업체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미국·노르웨이를 비롯한 에탄 수출국이 생산량을 늘릴 경우 VLEC 발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사진=현대중공업그룹


또한 모잠비크·러시아 등 대형 LNG프로젝트에 따른 발주가 본격화되면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전망이다.

7월에도 LNG선 4척 수주 등 주력선종의 '물꼬'가 터진 것이 올해 첫 한국의 1위 등극에 기여한 바 있으며, 중국업체들의 LNG선 건조 기술력이 많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문제 등을 풀지 못하면서 선사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를 들어 올해 10척 가량 계약이 예상되는 러시아 '아크틱 LNG-2 프로젝트' 등에서 한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상반기에 극심한 수주절벽을 겪었으나, 6월 이후 주력 선종인 LNG선·VLEC 등 가스선 발주가 재개되면서 수주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 1~8월 글로벌 누적 수주량은 812만CGT로, 전년 동기(1747만CGT)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8월 전 세계 수주잔량(6919만CGT)도 2004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상반기 부진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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