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에 두루 적용되는 원천기술
올해 상반기에만 11조원 성과 올려
잇단 낭보에 플랫폼 확보 관심도↑
   
▲ 한미약품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에 대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플랫폼 기술은 개발중인 약물을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며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사들의 플랫폼 기술에 기반한 기술수출은 총 8건으로 규모는 11조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수출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각 기업들이 플랫폼 기술에 관심이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올해 상반기 플랫폼 기술 성과를 일군 대표적 기업으로는 한미약품과 알테오젠이 꼽힌다. 한미약품은 자체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랩스GLP・글루카곤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를 MSD에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플랫폼 기술을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가 보유한 플랫폼 기술은 총 3가지다.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 약물 투여 횟수와 투여량을 줄여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랩스커버리 ▵두개의 표적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팬탐바디' ▵주사제형 약물을 경구제로 변경하는 '오라스커버리'가 있다.  

   
▲ 한미약품의 독자적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 시각화 자료./사진=한미약품


알테오젠은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꾸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T)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지난 6월 글로벌 제약사와 해당 기술 계약을 약 4조7000억원 규모로 체결한 바 있다. 지난 7~8월 1차 계약금 1600만 달러를 받았으며, 이달 들어 나머지 2차 계약금 1600만 달러를 수령했다. 

이 밖에도 지아이이노베이션(이중 융합 단백질 개발 플랫폼 기술 'GI-SMART'), 에이비엘바이오(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그랩바디B'), 레고캠바이오(약물 복합체(ADC) 기술 '콘쥬올') 등도 플랫폼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유독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다양한 약물에 적용할 수 있어 신약 개발 리스크는 줄이고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나의 신약을 수출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대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알테오젠은 단순히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한 사례와는 사뭇 다르다. 신약 후보물질이 아닌 플랫폼 자체를 기술수출한 경우이기 때문에 해당 플랫폼 기술력을 활용한 약물이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다른 제약사들로부터 러브콜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약물을 붙이거나 얹어서 확장할 수 있다"며 "플랫폼 기술력을 보유하면, 아무런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플랫폼을 보유하지 않는 제약사는 관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신규 법인 아이엔테라퓨틱스를 설립해 자체 개발 플랫폼 기술 키우기에 나섰다. 현재 아이엔테라퓨틱스에서는 이온채널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온채널 플랫폼이란 이온의 이동으로 발생하는 전기신호가 신경전달에 관여하는 것을 토대로 신경계 질환이나 암 분야 약물 개발 플랫폼이다. 현제 연세대학병원과 난청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최근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바이젠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약개발에 나섰다. 바이젠셀은 항원 특이 세포독성 T세포(CTL)를 이용한 맞춤형 T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신약개발에 시너지효과와 더불어  항암분야의 신약파이프라인 및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협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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