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미림(30)이 반전 역전 드라마를 쓰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18번 홀에서 칩인 이글로 연장전에 합류했고, 3명이 펼친 연장 승부를 나홀로 버디로 끝냈다.

이미림은 1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6천763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310만달러)에서 극적 우승을 차지했다.

   
▲ 사진=LPGA ANA 인스퍼레이션 공식 SNS


이날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이미림은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가 된 이미림은 넬리 코르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동타를 이뤄 3명이 연장에 돌입했다.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이미림은 홀로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짓고 상금 46만5000달러(약 5억5000만원)를 손에 넣었다. 이번 우승으로 이미림은 2017년 3월 KIA 클래식 이후 3년 6개월 만에 LPGA 투어 4승째를 첫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는 지난해 고진영이 우승해 대회 2년 연속 한국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우승 세리머니인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장면을 연출했다. 

연장 끝에 우승한 것도 짜릿했지만 이미림이 선두를 따라잡아 연장 승부에 돌입하는 과정도 드라마틱했다. 특히 이미림은 이날 칩샷으로 홀아웃 하는 장면을 세 차례나 연출했는데, 그 가운데 압권이 18번 홀이었다.

6번 홀(파4)에서 그린 주변 오르막 칩샷으로 버디를 낚은 이미림은 16번 홀(파4)에서도 다소 긴 거리의 칩인 버디에 성공했다.

선두 코르다에 2타 뒤진 가운데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투온을 노리고 친 두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 펜스 근처까지 갔을 때만 해도 이미림의 우승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그런데 이미림의 세번째 내리막 칩샷이 깃대를 맞고 그대로 홀컵 안으로 들어가는 극적인 이글이 나왔다. 

이미림은 코르다와 15언더파로 동타가 됐고, 18번 홀 버디로 역시 15언더파를 기록한 헨더슨까지 세 선수가 연장 승부를 벌이게 됐다.

살 떠리는 연장에서 이미림은 침착했다. 세번째 샷을 홀에 가장 가깝게 붙인 이미림. 코르다가 약 6m 버디 퍼팅에 실패하고, 헨더슨도 2m 남짓 거리의 버디 퍼팅이 살짝 빗나갔다. 이미림은 헨더슨보다 조금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실수 없이 성공시켜 우승을 결정지었다. 

양희영과 이미향이 나란히 7언더파 281타로 공동 15위에 올랐고, 박인비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37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LPGA 투어에 출전한 박성현은 이븐파로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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