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후 회생 달인' SM그룹, 인수 후보군 물망…"사실무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뛰어든 사모펀드 거론되기도
일각선 "강성 노조·인수가 등으로 인수 어려울 것" 전망
   
▲ 제 갈 길 가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제주항공과의 노딜 이후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된 이후 새로운 인수 희망 기업을 찾아나서는 차원에서 투자의향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 2개사와 사모펀드 2개사 등 총 4개사가 관심을 보인다는 전언이다.

중견기업으로는 SM그룹이 거론된다. SM그룹은 우방·우방산업·경남기업·삼환기업·남선알미늄·벡셀·대한해운 등을 거느린 재계 서열 30위권의 기업집단이다. SM그룹은 차례로 부실기업 M&A를 해와 우량기업으로 키워내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실상 종합기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스타항공 인수에도 의향을 내비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SM그룹의 한 인사가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해 매각 주관사 관계자와 회동했다는 설도 돌고 있다.

하지만 SM그룹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동생 이계연씨가 SM그룹 산하 남선알미늄 대표이사인 만큼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는 탓이다. 때문에 SM그룹이 정무적 판단을 통해 인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M그룹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며 짧게 답변했다.

부영그룹도 이스타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부영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하림그룹도 언급되고 있지만 팬오션 경영에 집중하고 있어 풍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곳은 사모펀드들로 알려진 상태다. 이 중 한 곳은 당초 현대산업개발·제주항공 등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M&A에도 입찰하고자 했던 곳으로 전해진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역시 "경영진이 회사를 매물로 내놨다 한들 각종 부채와 미지급금 등으로 그 어느 곳도 인수할 엄두를 못 낼 것"이라며 "딜로이트안진이 실사 4일만에 물러난 것으로 안다"며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 지난 7월 21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모습./사진=박규빈 미디어펜 산업부 기자


한편 인수 희망 기업들로 하여금 M&A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들 중 하나는 강성 조종사 노조라는 말도 나온다. 이스타항공에는 박이삼 조종사 노조위원장을 필두로 한 노조가 유일하게 존재한다. 재매각을 앞두고 박 위원장을 포함한 일부 인사들이 근로자 전체를 대표하듯 목소리를 내는 게 불편하다는 것이다.

또한 제주항공과의 M&A가 한차례 실패한 만큼 당초 545억원에 달하는 인수가격 그대로 책정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빚이 1900억원대로 추정되며 자본 잠식률은 40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수가액의 재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이라는 게 겉으로는 화려해보이지만 실속 없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의 운수권 등 무형자산의 가치는 있겠으나 채무 규모가 너무 커 인수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예상 인수가액도 예상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