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연대 두고 주호영 '긍정적' 김종인 '노관심'
안철수, 국민의힘 행사에 모습 보이면서 접촉면 확대
굵직한 정치 일정 다가오면서 합당 본격 논의될 전망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접촉면을 넓혀가면서 간극을 좁혀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10월 국정감사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말 한 라디오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선택은 안철수 대표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사실상 러브콜을 보내면서 양당 통합의 최종 선택권을 안 대표에게 넘긴 셈이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안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저는 정치는 가급적 통합하고 연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 지난 2017년 10월10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바른정당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정책연구원-바른정책연구소 공동 주최 국민통합포럼 '선거제도 개편의 바람직한 방향' 토론회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연대·통합 이야기가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정계 복귀 이후 ‘보수’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어왔던 안 대표 역시 최근에는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을 부쩍 늘리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11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는 비대면 간담회에 참석해 주 원내대표와 나란이 축사를 했다. 오는 20일에는 국회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할 계획이다. 해당 포럼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조직이다.

총선 이후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을 늘려감으로써 보수 진영을 향한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기국회 이후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안 대표도 어떻게든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대표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10월 국감까지는 모두 정신이 없을 것”이라면서 “그 이후는 그때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생각해본 적 없다”는 답변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김종인 위원장 페이스북

다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주 원내대표와 달리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 대표는 모호한 화법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대론에 대해 “선을 그은 게 아니라 그거에 대해서 내가 별로 관심이 없다. 솔직하게”라고 밝히면서 국민의당을 연대가 아닌 흡수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1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보기에 따라 합친다고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자체적으로는 당내 혼란을 야기한다”며 “당분간은 국민의힘 역량을 확충하고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로서는 중도실용 기치를 내걸고 ‘꿋꿋이 가겠다’고 선포한 만큼 흡수 합당은 응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오히려 국민의힘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대선 전까지 몸집을 키운 뒤 협상에 전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럴 경우 양당의 합당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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