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방문 “북도 9.19 군사합의 준수하고 있어”
“‘남북의 시간’ 재개 위한 공동 노력 계속되어야”
[판문점 공동취재단·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6일 판문점을 방문해 기자들 앞에서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 9.19 군사합의를 만든 남북의 지도자의 결단을 완성하기 위한 ‘남북의 시간’을 재개하기 위해 앞으로 남북 공동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기념해야 할 의미 있는 시간에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남북의 시간이 멈추면서 저의 여러분들만 (판문점)에 있는 점이 많이 아쉽다”면서 “하지만 2017년 한반도에서 전쟁을 이야기하던 일촉즉발의 상황에 비하면 (지난) 남북 정상의 역사적 결단과 합의는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특히 군사적 갈등 상황을 막아내는 장치로서 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가 중요한 기능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도 남북 정상간 합의를 준수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분명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군사행동 보류를 지시했다. 또 작년 창린도 해안포 사격훈련이나 올해 5월 GP 총격도 있었지만 대체로 북측은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우리만의 평가는 아니다.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간도 최근 토론회에서 북측이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해 남북이 당장 할 수 있는 인도 분야와 교류협력 분야의 ‘작은 접근’부터 진척시키려 한다”며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 10월부터 판문점 견학과 DMZ 평화의 길을 신속하게 재개하고, 판문점에서 소규모 이산가족 상봉도 제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했다./통일부

이 장관은 “북측도 두 정상의 약속인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해 화답해주기를 기대한다”며 “북미가 많이 풀어나가야 하지만 남북이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할 부분도 꽤 많다고 생각한다. 우선 보건의료, 방역협력, 기후환경 분야의 인도협력은 한미 간 소통을 바탕으로 정세와 관계없이 연간 일정 규모 이상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남북미가 상호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조속한 시일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포함한 협의 채널이 복원되고, 허심탄회한 대화가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남북은 숙명적인 생명·안전공동체로서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장관은 “우리측에 발생한 수해 피해만큼 북측에 발생한 피해도 안타깝게 생각하며, 적절한 계기에 연대와 협력을 구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평화의 미래를 꿈꾸며 남북이 여기 함께 나무를 심었듯이, 평화와 번영의 열매를 함께 맺어 나갈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에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관련해 “당장 금강산이나 판문점 통해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많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화상상봉의 경우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또 그것이 안 되면 영상편지라도 주고 받을 수 있다”며 “북측에서 호응만 하면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그런 상태로 준비돼있다”고 밝혔다. 

또 이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추진해온 남북 물물교역인 ‘작은 교역’의 진척이 잘 안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제재 상황도 고려해야 하고, 교역은 일방적으로 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상대방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서 구체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에도 회사와 회사 간, 개인과 개인 간 접근이 있다면 통일부로서는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16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해 자유의집 안에 설치된 남북직통전화실을 살펴보고 있다.통일부

한편 이날 판문점에 근무 중인 북한군 관계자들은 북측 판문각 난간에 나와 이 장관과 연합사 관계자들의 움직임을 쌍안경으로 지켜보는 등 관심을 보였다.

이 장관은 이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와 자유의 집 남북 직통전화실,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남북 정상회담 기념식수 장소, 도보다리 등을 둘러봤다. 주한 유엔군사령부에서 스튜어트 캠벨 메이어 부사령관과 버크 해밀턴 유엔사 군정위 비서장이 이인영 장관을 맞이했다.

이 장관은 자유의 집에서 남북 직통전화실을 방문해 연락관에게 “현재 우리측이 화요일과 목요일 북측에 호출하고 있으나 북측은 무응답이고, 기계실간 통신선 확인을 위해서도 매주 북측 통신실로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역시 무응답”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판문점 남북 직통전화실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생기기 전 북측과 연락을 주고받던 곳이지만 연락사무소가 생긴 이후에는 회담이 개최되거나 북한 주민 송환 등이 있을 경우에만 직통전화를 사용했다고 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