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추석을 앞두고 대폭 늘어난 배송 물량 탓에 한시적으로라도 분류 작업 인력 투입을 요구해오며 오는 21일부터 분류작업을 중단한다고 결정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정부·언론·많은 국민들이 연이은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안타까워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택배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분류작업 중단 결정 이유를 밝혔다.

과로사 대책위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동안 분류작업 전면거부 총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투표 결과 전국택배연대노조 조합원과 일부 비조합원 등 4300여 명이 투표에 참여해 95.5%에 해당하는 4100여 명이 찬성했다는 설명이다.

대책위는 "분류작업 거부로 추석 택배 배송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며 "과로로 인해 쓰러지는 택배 근로자는 없어야 한다는 심정을 국민여러분이 헤아려 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택배노동자들이 "일일 최대 16시간 노동 중 절반을 분류작업 업무에 매달림에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류작업 인력투입이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실효성있는 대책"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택배사가 분류작업 인력 투입 등을 결단해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막자는 사회적인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며 "택배사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경우 언제든지 분류작업 전면거부 방침을 철회하고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