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지원금, 미지급 임금 있는 상황서는 신청 못해"
"8개 회사들과 재매각 협의 진행 중…"10월 중순까지 사전 SPA 체결 목표"
"제주항공 상대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 제기…승소 시 미지급 임금 채권 해결"
   
▲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사진=박규빈 미디어펜 산업부 기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17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입장문을 내고 "지난 7일 인력감축 발표 이후 사실과 다른 보도와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보도와 주장들이 실상을 심각하게 왜곡해 이스타항공의 재도약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12월 18일 제주항공과 인수합병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장시간의 실사를 거쳐 3월 2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며 "인수자인 제주항공의 요구에 따라 저희는 지난 3월 말부터 영업을 중단한 직후 매출은 제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직원 급여 지급은 물론 일체의 영업이 전면 동결됐다"며 그랬던 제주항공이 지난 7월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들며 계약을 파기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매출이 제로임에도 임직원들의 급여를 비롯한 각종 고정비가 미지급된 채 눈덩이처럼 쌓여만 갔다고도 했다. 제주항공과의 인수 협상을 이유로 코로나 사태 긴급정부 지원금 대상에서도 배제됐다는 말도 이어졌다.

최 대표는 "이에 저희는 어떻게든 회사를 살리고 직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정부에 재운항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대대적인 비용감축도 추진했다"며 "7월 24일 급한대로 운항하지 않는 항공기부터 줄였고, 임직원들에게는 당분간 무급휴직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또 "다음 날 조종사 노조가 무급휴직을 거부했고 급여 미지급이 누적되면서 적자는 감당할 수 없는 규모로 커졌다"며 "파산만은 막기 위해 서둘러 새로운 인수 주체를 찾았다"고 전했다. 몇몇 업체들이 인수 의사를 보였으나 예외 없이 고강도 비용 절감을 인수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최 대표는 "항공기 감축 등 제반 운영경비는 쥐어짜려야 더 나올 것이 없는 마른 수건이었다"며 "자구노력으로 추진할 여지는 인건비만 남았다"고 언급했다. 무급휴직은 이미 직원들이 거부한 터에 구조조정을 설득할 수 밖에 없었으며 경영정상화 뒤 전원 재고용이 전제였다는 전언이다.

최 대표 말에 따르면 조종사 노조까지 참여한 근로자 대표 회의를 통해 구조조정 논의를 시작했고 8월 5일 박이삼 조종사 노조 위원장은 "재고용이 보장된다면 근로자들이 일단 퇴직해 실업급여와 체당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사측에 밝혔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회사 살리기에 고통 분담을 감수한다는 분위기 속에 회사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경영 정상화 이후 전원 재고용이 목표라고 약속했다"며 "이후 근로자 대표 회의에 박 위원장도 참여해 이번 '구조조정 기준안'에 합의했다"고 설파했다.

그는 "고통스럽고 힘겨웠지만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합의된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를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퇴사하게 된 직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고 한 분 한 분 안타깝지 않은 사연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최 대표는 "더 지체하면 파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며 "경영 정상화 이후 재고용을 다시 한번 약속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조종사 노조가 주장하는 '고용보험료 5억원 미납으로 인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불발'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 대표는 "고용유지지원금은 고용보험료만 낸다고 해서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라며 "임금을 모두 지급한 뒤에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으로, 미지급 임금이 있는 상황에서는 신청할 수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수백억 원에 이르는 미지급 임금을 모두 해소해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어 "미지급임금은 인수합병을 추진했던 제주항공의 셧다운 요구와 매출 중단이 직접적 원인"이라며 "제주항공 요구에 따른 영업 중단, 매출 동결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경영진의 무능함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면서도 "고용보험료 5억원이 아까워 직원들을 사지로 내몰 만큼 부도덕하다고 탓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재매각 추진 상황에 대해 최 대표는 "현재 이스타항공은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재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10곳이 넘는 인수의향 업체가 있었으나 8곳 정도로 압축돼 협의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10월 중순까지 사전 SPA(주식매매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매각을 통해 새로운 경영 주체를 맞이하는 일은 현재 이스타항공이 정상화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인수 협상에도 경영 정상화 뒤 재고용을 최우선과제로 임하고 있다"고 설파했다.

최 대표는 "회사는 사력을 다하고 있다"며 "오늘 이스타홀딩스는 제주항공에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할 경우 미지급 임금채권 등 해결에 나설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영진의 무능으로 인해 여기까지 오게 된데 깊이 사과드린다"며 "무엇보다 회생 추진과정에 들어가면서 회사를 떠나게 된 직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엎드려 사죄의 뜻을 밝힌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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