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회장, 생존 전략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강조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4대 금융지주 수장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 전략으로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디지털 혁신 사업을 직접 챙기고 디지털영업부·디지털위원회 등을 신설하는 등 그룹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7월 2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한 음식점에서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과 조찬 간담회를 진행했다.(왼쪽 두 번째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금융위원회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은 지난 18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한 그룹 경영협의회에서 향후 그룹 디지털 혁신을 직접 총괄 지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디지털 혁신은 그룹의 생존 문제다”며 “앞으로 금융그룹 회장이자 우리금융의 디지털 브랜드인 WON뱅크 CEO라는 각오로 직접 디지털 혁신의 선봉에 서서 1등 디지털 금융그룹으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손 회장은 디지털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는 우리금융남산타워에 제2의 사무실을 마련해 매일 오후 출근하면서 디지털 혁신 사업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또 그룹 디지털 조직은 인사·예산·평가 등 운영체계 전반을 빅테크 수준 이상의 자율성을 갖는 조직으로 바꿔 혁신성과 경쟁력을 확보한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 5월 출범한 우리금융 ‘디지털혁신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그룹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손 회장은 “매월 회의를 열고 수시로 보고를 받아 왔지만, 디지털 환경의 변화 속도는 일일 단위로 점검해도 부족할 정도다”며 “그룹 전체가 한 몸처럼 협업해 디지털 혁신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획기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달라”고 당부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1일 창립 19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그룹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총동원해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 나가지 못한다면 신한의 미래는 더 이상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과 업무 프로세스, 조직과 개인의 평가 체계까지 디지털을 중심으로 완전히 바꿔 나가야 한다”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선순환을 가속화시키는 그룹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동체를 강력하고 신속하게 기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도 지난 6월 조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7개 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디지로그 위원회’를 신설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차별화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리딩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지난 17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업종 간 경계를 넘어 대형 빅테크들과 디지털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고객의 편의와 혜택을 강화하느냐”라며 “KB금융이 가지고 있는 종합적 금융서비스, 온·오프라인 역량, 상담·전문 서비스 인력 등의 강점을 살려 디지털 부문에서 좋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과 ‘테크핀 산학협력센터’를 설립하고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하나금융은 포스텍·카이스트와 함께 AI·빅데이터·챗봇·생체인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금융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기술역량 및 실무경험 교류 △기술 인재육성을 위한 혁신 프로그램 도입 △과학기술 창업 지원 및 투자를 추진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코로나 위기로 불확실성이 심화된 지금, 변화의 파고를 넘기 위한 혁신의 일환으로 국내 최고 과학기술대학 및 인재들과 디지털 실험의 장을 만들겠다”며 “이를 통해 그룹 내·외부에서 동시에 실재적 혁신이 일어나도록 함으로써 변화된 환경 속에서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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