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신한불법공매도’라는 일곱 글자가 실시간 검색창에 올라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1일 오후부터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창에는 ‘신한불법공매도’라는 검색어가 순위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여기서의 신한은 신한금융그룹의 증권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를 의미한다. 최근 각종 주식 커뮤니티에는 “21일(오늘) 오후 3시부터 검색창에 ‘신한불법공매도’를 검색해야 한다”며 “띄어쓰기 없이 일곱글자”라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들의 주장은 최근 포착된 불법 공매도 정황에 신한금융투자가 연루돼 있다는 골자로 요약된다. 예를 들어 항암제 테마주로 분류되는 에이치엘비 매도물량이 신한금융투자 창구를 통해 다량 출회된 식이다.

신한금투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혹은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도 아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신한금융투자의 불법 공매도를 지적한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글을 작성한 청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금까지 이어져온 ‘공매도 금지정책’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의 등골을 빼먹는 외국인과 기관 공매도 세력들의 악질적인 불법행위는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며 신한금융투자를 정조준 했다.

이 청원인은 같은 글에서 “개인 투자자로서는 주식 결제 시스템이나 공매도 결제 시스템에 접근할 방법이 전혀 없다”며 “신한금융투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변종 공매도 시세조종이 이뤄진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벗어날 수가 없다”고 썼다.

신한금투와 관련된 불법 공매도 의혹은 이날도 제기됐다. 에이치엘비는 이날 '유럽종양학회(ESMO) 2020'에서 '리보세라닙’이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변이 NSCLC(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임상 3상에서 대조군 대비 월등한 효과(superior mPFS)를 보였다고 공시했다.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에 대한 글로벌 권리를 보유 중이다.

이 소식에 전일 11만 610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오전 9시30분 무렵 13만3800원(+15.24%)까지 급등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에이치엘비파워 같은 계열사 주가도 함께 올랐다.

하지만 에이치엘비 주가는 13만 38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상승폭을 줄여 오전 11시 이후에는 12만원대 중반에서 움직였다. 결국 12만 3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전일 대비 3.62% 상승에 그쳤다.

이날 에이치엘비 매매가 활발히 이뤄진 창구(증권사)는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그리고 신한금융투자 등 6개사였다. 그런데 신한금융투자에서는 매도물량만 주로 나와 공매도 의혹에 불을 붙였다. 신한금융투자에서만 무려 23만 6500주 정도의 순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이다.

이에 에이치엘비 투자자들은 이를 신한금융투자가 법인 차원에서 대규모 매물을 쏟아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단순 매도가 아니라 공매도로 의심된다는 주장도 함께 나왔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이후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신한금투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신한금투 측은 “불특정 다수 투자자들이 당사 계좌를 통해 매물을 출회했다”면서 “공매도 자체가 금지된 상황에서 회사가 공매도에 앞장섰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오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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