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버팀목이던 제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철강·조선·정유 등 중화학공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지난해 제조업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3년 기준 광업·제조업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광업·제조업 출하액은 1492조3810억원으로 전년(1507조8340억원) 대비 1.0% 감소했다. 부가가치도 481조7140억원으로 0.2%(9670억원) 감소했다.

광업·제조업 중 광업 비중이 워낙 미미해 이런 감소는 사실상 제조업의 감소를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철강(-8.2%) ▲석유정제(-7.3%) ▲전기장비(-2.9%) ▲기계장비(-2.4%) 등의 출하액이 크게 줄었다.

제조업 부가가치는 479조5950억원으로 전년(480조7130억원) 대비 0.2% 감소했다. 특히 ▲석유정제(-11.7%) ▲철강(-9.8%) ▲조선(-3.8%) ▲금속가공(-2.1%) 등의 업종에서 부가가치가 크게 줄었다.

사업체 당 출하액은 228억2000만원, 부가가치는 73억3000만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3%와 2.5%씩 감소했다.

제조업의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감소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제조업 출하액과 부가가치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각각 0.87%와 1.87%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2010년(18.09%, 16.25%)과 2011년(12.46%, 10.30%)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2012년 들어 중화학공업 업종의 부진으로 출하액이 1.11%, 부가가치가 0.11% 증가하는 데 그쳤고 2013년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반면 전자산업, 자동차산업, 화학산업은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산업은 스마트기기 확대에 따른 모바일 메모리반도체 등의 수요 증가로 출하액이 0.8%, 부가가치가 0.7% 늘었다.

자동차산업은 부품 분야의 수출 호조로 출하액이 3.3%, 부가가치가 3.6%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종사자 10인 이상 광업·제조업 사업체 수는 6만5759개, 종사자 수는 284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4%(1524개), 2.9%(8만명) 증가했다.

사업체 수는 자동차(8.8%), 식료품(4.9%) 등에서 증가했고, 인쇄기록매체(-6.9%), 의복모피(-6.8%) 등에서 감소했다. 종사자 수는 자동차(7.7%), 기계장비(4.0%) 등에서 늘었으나 석유정제(-11.0%)와 의복모피(-4.3%) 등에서는 줄었다.

최근 30년간 제조업 부가가치 산업구조는 섬유의복, 음식료·담배 업종에서 전기전자, 자동차 업종으로 전환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1983년에는 섬유·의복(17.6%), 석유·화학(17.1%), 음식료·담배(15.9%) 순으로 비중이 컸으나 지난해에는 전기·전자(30.1%), 석유·화학(14.8%), 자동차(11.5%)로 순위가 바뀌었다. [미디어펜=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