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이동걸 산은 회장·박종복 SC제일은행장 연임 성공…장기적 발전 전략 추진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이 이어지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단기 실적 보다는 장기 경영 전략 수립이 중요해지면서다. 금융사들이 변화 대신 안정을 택하면서 CEO들은 디지털 전환, 글로벌 진출, ESG경영 등을 바탕으로 성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윤종규 KB금융 회장/사진=KB금융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 수장들의 연임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CEO 가운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3년간 더 조직을 이끌게 됐다. 

앞서 올해 초에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김지완 BNK금융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처럼 금융권 수장들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안정을 꾀하고 업무 연속성을 통해 장기적 발전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선우석호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윤종규 회장은 지난 6년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KB를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 시켰다”며 “코로나19와 같이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KB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윤 회장이 조직을 더 이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임에 성공한 수장들은 디지털 전환, ESG경영, 한국판 뉴딜 지원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 마련에 나섰다.

윤종규 회장은 연임이 확정된 후 “한국 시장이 성장 정체를 겪더라도 새 성장동력이 필요한 만큼 글로벌 쪽을 강화하고 디지털 부문 플랫폼으로서도 가장 좋은 금융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글로벌과 디지털 부문을 강조했다.

이동걸 회장도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결국 혁신성장과 신산업·신기업 육성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 금융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코로나19는 디지털 전환의 다시 없는 기회이며, 산은이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등 글로벌 이슈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계속되면서 금융사가 재벌체제를 닮아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대한민국 재벌체제가 갖고 있는 결정적인 문제점이 소수 지분과 인사권 등을 가지고 그룹 전체를 지배한다는 점인데, 지금 거대 금융지주 그룹들도 닮아가고 있다”며 금융지주 회장 연임 문제와 관련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6월 금융사 CEO의 ‘셀프 연임’을 금지하는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은 위원장은 “셀프 연임 부분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제출해 적절한 민간 인사가 되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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