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 저를 희생양 삼아 위기 탈출 시도하고 있다"
여야, 이해충돌방지법 통과 외치지만 속내는 달라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최근 불거진 수천억원대 공사 특혜 수주 의혹과 관련해 “무소속 의원으로 부당한 정치공세에 맞서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불거진 의혹은 제 개인과 관련된 의혹이기에 진실을 규명하면서도 당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당적을 내려놓는 판단이 옳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는 지난 5년간 국토위에서 의정 활동을 했지만 건설업계 고충과 현장 상황을 잘 아는 전문성을 발휘하고자 한 것이지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운 일이 결단코 없다”고 주장했다.

   
▲ 국회 국토위 피감기관으로부터 가족 소유의 건설사가 1000억 원의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은 21일 "이해충돌은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사진=연합뉴스

이어 "현 정권에 들어 공정과 정의 추락은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올해 윤미향, 추미애 사태에 이르러 극에 달했다"면서 "현 정권의 부정적 기류에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저를 희생양 삼아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동료 의원님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 당에는 큰 마음의 빚을 졌다는 생각"이라며 "비록 당에 무거운 짐을 싣기 싫어서 당을 떠나지만, 그 마음의 짐은 제가 외로운 싸움을 이겨내고 스스로 결백을 증명해 비로소 갚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지도부와 상의해 탈당을 결정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민주당 “이해충돌방지법은 필수통과법안” 국민의힘 “원칙 앞에 여야 따로 있을 수 없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충돌 의혹에 휩싸인 박 의원을 향해 “범죄종합세트”라면서 사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박 의원은 외압이나 청탁이 없었다고 잡아떼는데, 도둑놈이 '도둑질 예방 못한 경찰이 잘못'이라는 식으로 조롱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은 범죄종합세트 박 의원을 즉각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최고위원은 "박덕흠 방지법이라 칭하는 이해충돌방지법은 정기국회 필수통과법안"이라면서 "검찰도 철저한 수사로 범죄행위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그가 단장을 맡은 민주당 정치개혁TF는 이날 별도 기자회견을 갖고 윤리적 문제가 제기된 야당 의원들에 대해 전방위 공세를 폈다.

김남국 의원은 “박덕흠 사건에 대한 단문 문제제기를 넘어 이해충돌 해결을 위한 입법·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권익위를 중심으로 제출된 이해충돌방지법 정부안을 포괄해 국회 차원의 제도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해충돌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의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장도차 의원 시절 이해충돌 논란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전 정부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방송사 보도국 통화가 유죄라면, 현 정부 국민소통수석 출신의 ‘드루와 게이트’ 또한 이해충돌을 넘어 중대한 문제다. 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야 법치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칙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번 기회에 확실하고 예외 없는 기준과 전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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