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동안 서울의 주택시장 가격은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의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권과 강북권은 각각 매매가와 전세가가 강세를 보였다. 

최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간 서울 25개 자치구별 매매가와 전세가를 비교한 결과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던 상위 5개구는 △동대문구(12.92%) △서대문구(12.58%) △용산구(12.24%) △중구(11.59%) △동작구(11.15%) 등으로 조사됐다. 동작구를 제외한 4개구가 강북에 위치해 있다. 

   
▲ 최근 1년간 서울 주택시장의 매매가는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는 강북지역이 강세를 보였다./사진=뉴시스

반면 매매가 상승률 상위 5개구는 △강남구(4.06%) △서초구(3.66%) △송파구(2.67%) △양천구(2.31%) △성북구(1.67%) 순으로 나타났다. 성북구를 제외한 4개구가 한강 이남지역이다. 

특히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는 1년 전 대비 -0.73% 가량 하락하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전세값 상승률이 12.24%로 3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상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1년은 매매가와 전세가가 반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강북권의 경우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됐고 강남권은 재건축 위주의 투자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9.1 부동산대책이 이같은 현상을 가속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9·1 부동산대책은 △재건축 연한 단축 △소형의무비율 폐지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재건축 추진이 활발한 한강 이남지역을 위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9·1 부동산대책 이전인 8월말과 발표 후 두달 뒤인 10월말 서울의 각 구별 ㎡당 평균매매가를 분석한 결과 재건축 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역의 가격 상승률이 컸다.

양천구는 2.1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강남구(1.76%)·서초구(1.31%)가 뒤를 이었다. 또 고덕지구·둔촌지구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강동구(1.26%)와 가락시영 등의 재건축 호재가 있는 송파구(1.17%) 등도 강남지역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런 영향 탓에 9월과 10월 강남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 8개가 모두 1순위 마감됐지만 강북권에서는 3개단지가 나와 모두 3순위 마감에 그쳤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매매가는 주로 투자수요가, 전세가는 실수요가 값을 올리기 때문에 매매가 상승폭이 높은 곳은 집값 상승의 여지가 높기 때문에 전세가 상승폭이 높은 곳은 생활환경이 좋은 곳이 많다"며 "연내 주택구입을 고려한다면 이들 지역들에 대한 특성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