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퇴임 기자회견서 "민주당과의 개혁 공조, 불행한 기억밖에"
[미디어펜=조성완 기자]퇴임을 앞둔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4일 “문재인 정부에게 가장 기대했던 것이 ‘내 삶을 바꾸는 나라’였는데 국민의 삶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유념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퇴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부다. 나라다운 나라를 열망하는 촛불 시민의 열망에 의해 탄생한 대통령"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매년 2400명씩 죽어가는 산업재해 노동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또 604명 이스타항공 해고자들을 위한 나라도 없다”며 "민주당 정부가 승리로 끝날 때마다 폭등하는 집값 앞에서 집을 걱정하고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시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 심상정 정의당 대표./사진=정의당

이어 “불평등 해소에 대한 근본적인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남아있는 기간 동안에 재난의 시대에 더욱더 심화될 불평등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법, 의지를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20대 국회에서 민주당과의 개혁 공조는 불행한 기억밖에 없다”며 쌓아뒀던 말을 모두 쏟아냈다.

심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비례대표 위성정당으로 사실상 무력화 된 것과 관련해 "개혁 공조로 이뤄낸 성과를 결국 기득권 공조로 유린하는 결과에 대해 참으로 큰 회한이 느껴진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비례대표 위성정당이 다시는 정치개혁의 성과를 유린하지 않는 후속 조치가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렇게 정치개혁을 좌초시킨 민주당에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시 총선 결과가 나아졌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무슨 근거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공개하긴 이르지만 구체적인 제안도 받아봤던 사람으로서 근거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선 "이번에 선출되는 지도부가 더 깊은 고민을 하리라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당연히 정의당은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문재인 대표 당시 당규도 아닌 당헌에 귀책사유가 있으면 자당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명시했다"며 "그래서 스스로 정한 당헌은 지키는 것이 책임정치"라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박덕흠 무소속 의원에 대해서는 "당연히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만약 사퇴하지 않는다면 여야 교섭단체 협의를 통해 본회의에서 제명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심 대표는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높은 산 정상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며 "이제는 그 짐을 후배 동료들과 나눠들고자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새 지도부는 누가 되더라도 진보정치 2세대 지도부가 될 것이다. 정의당 시즌 투를 여는 혁신지도부가 될 것이다.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심 대표는 특히 “재난의 시대에 시민들의 안전과 존엄한 삶을 보장할 수 있는 더 좋은 정당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정치개혁의 필요성은 오히려 절실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개혁의 길로 나설 것"이라며 "낡은 양당체제 극복하고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고단한 시민들의 삶의 복판에 정치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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