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정의당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하면서 독자적인 노선에 힘을 실고 있다. ‘민주당 2중대’ 비난을 의식한 듯 최근 연이은 여권 인사들의 논란에도 쓴소리를 이어가며 정의당만의 색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정의당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에 대해 “민주화 주역들이 기득권자로 변했다(장혜영)”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스타항공 논란에 대해서는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과 관련해서는 “악덕 기업주에게 금배지를 달아 준 집권여당(심상정)”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심지어 재산신고 문제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김홍걸 의원을 향해서는 “호부견자(조혜민)”라고 힐난했다. 김 의원은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이에 발 맞춰 당 대표 후보자들 역시 독자노선을 주장하면서 진보 정책의 선명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배진교 후보는 특별활동비 폐지, 차별금지법과 같은 이슈를 선점하면서 민주당과의 정책 경쟁을 주장했고, 박창진 후보는 민주당과의 인위적인 선 긋기보다는 국민들의 실질적 삶의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종민 후보는 “정의당의 이름만 빼고 다 바꾸겠다”면서 사실상 독립에 가까운 독자노선을 표방했고, 김종철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이재명과의 경쟁’을 강조하며 과감한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심상정 대표는 24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탄생하는 새 지도부는 누가 되더라도 진보정치 2세대 지도부가 될 것”이라면서 “정의당 시즌 투를 여는 혁신지도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진보정치 1세대와 3세대를 연결해 줄 튼튼한 교량으로서 거대양당과 차별화된 세대연대의 팀 정의당을 완성시켜나가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심 대표의 당부대로 신임 지도부는 국회 내 입지가 좁아진 정의당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과제도 떠맡아야 한다. 그것은 더 이상 ‘노회찬·심상정’으로 대표되는 정당이 아닌 대중정당으로서의 기치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정의당은 지난 23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직선거 투표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현장 투표 없이 26일까지 이어지는 온라인 투표와 27일 예정된 ARS 투표를 합산해 27일 저녁 차기 당 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한 주 뒤 결선 투표를 통해 당 대표를 정한다.

단순히 지도부의 새 얼굴을 찾는 선거가 아니다. 진보정치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동시에 위기에 처한 정의당을 부활시켜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떠안아야 한다. 누가 그 자리의 무게감을 견디고 대표 자리에 오를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