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기강 다지고, 야당과는 협치 물꼬
첩첩산중 난제 속 사라진 '이낙연 아젠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경북 울진 태풍피해 복구현장을 방문하여 복구상황을 살피고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9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산적한 현안과 연이은 악재 속에서 나름 당내 기반을 다지면서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온갖 난제가 기다리는 상황에서 ‘대권주자’로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에는 남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대표는 취임 당시부터 어려운 과제 속에 당을 이끌었다. 지난 한 달은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정치력과 무게감을 보여줬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파국으로 치닫던 공공의료 논란을 수습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도 여야 합의를 통해 처리하면서 정치력을 보여줬다.

논란을 빚은 의원들의 거취 문제를 두고서는 시각이 엇갈리지만 대체로 ‘결단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부동산 투기, 재산 허위신고 논란에 휩싸인 김홍걸 의원을 전격 제명했고, 이스타 대량 해고 사태에 연루된 이상직 의원에 대해선 당 윤리감찰단의 조사에 맡겼다. 결국 이 의원은 자진 탈당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지원금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는 당원권 정지 조치를 했다.

당내 관계자는 “이상직, 윤미향 의원의 조치 결과를 두고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실질적으로 다 한 것”이라면서 “대표로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남은 5개월의 임기가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당장 북한의 연평도 만행 사건부터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보수 야당은 이번 사안을 두고 대통령을 직접 겨냥,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흔들고 있다. 

이 대표는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고 흔들리는 민심도 수습해야 한다. 하지만 야당과의 입장차로 대북 규탄 결의안 문제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야당은 국정조사·국정감사 등을 언급하면서 사태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동시에 대권주자로서 ‘이낙연 아젠다’도 본격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 대표의 가장 큰 강점은 ‘신중함’이다. 사실관계와 대안까지 파악한 뒤 움직이는 스타일은 안정감을 주지만 경쟁상대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대비된다. 이 지사는 거침없는 파격 행보로 국민 정서를 파고드는 역동성이 최대 강점이다.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도 고민거리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임기 절반 이상을 총리로 일했고 그만큼의 책임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정책을 때로는 보완하고 수정하는 한이 있더라도 계승 발전할 책임이 제게 있다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의 ‘연속성’을 강조했지만 차별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권을 위해서는 외연 확장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 중도층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친문 지지층의 마음을 고정시키고 중도층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은 과제다. 자칫하면 이 대표의 지지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총리, 당 대표 등 이 대표가 가진 수식어는 많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문 대통령과 연관된 것”이라면서 “‘대권주자’ 이낙연으로서 국민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