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서 이낙연-이재명 양강구도 형성
이낙연, 친문 지지 얻고 있지만 외연 확장이 최대 과제
이재명, 외연 확장 강점 있지만 친문 지지층에게 외면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차기 대권경쟁에서 사실상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한 사람의 강점이 다른 이의 약점이 될 정도로 극명하게 엇갈린 두 사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일찌감치 대권주자 선두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 이후 추격을 불씨를 지폈다. 7월 16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이 지사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대권주자로서 불안감을 모두 종식시켰다.

이 지사는 한국갤럽이 8월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19%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오차 범위 내에서 이 대표(17%)를 앞섰다. 본격 지지율 경쟁이 펼쳐진 것이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이후 이 지사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무공천 요구, 2차 재난지원금 보편지급, 기본소득 주장 논의 등 민감한 이슈에 목소리를 내며 정치권의 ‘핵인싸’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승리로 ‘어대낙’을 증명,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553명(응답률 4.8%, 5만3396명 접촉)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낙연 대표는 22.5%, 이재명 지사는 21.4%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의 접전인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의 핵심 지지층이 뚜렷하게 갈린다는 것이다. 9월 갤럽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 내 이 대표의 선호도는 40%, 이 지사는 28%다. 

이 지사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치열하게 경쟁하며서 친문에게 박힌 미운털이 아직도 뽑히지 못한 반면, 이 대표는 문 대통령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친문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무당층의 이 지사 선호는 14%를 기록하는 등 5월(6%) 이후 꾸준히 상승세지만, 이 대표 선호도는 4월(10%)을 제외하면 3~9월 내내 7~8%에 머물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8월 기준 이 지사 선호도는 10%, 이 대표는 3%였다. 비록 9월에는 이 지사 9%, 이 대표 6%로 격차가 줄었지만 여전히 이 지사가 야권 지지층에서도 앞서고 있는 것이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경기도청

결국 ‘텃밭’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 대표는 차기 대권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외연 확장’이 중요하다. 반면, ‘외연 확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 지사는 차기 대권 승리를 위해 ‘텃밭’을 공략해야 한다. 서로의 강점을 공격하면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만난 셈이다.

양측 모두에게 기회는 존재한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과 사실상 ‘운명 공동체’인 만큼 국정지지율이 떨어지거나 정부·여당의 실책이 불거지면 동반 하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외연확장을 위해 문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선다면 친문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이 지사에게는 친문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다.

반면 이 지사는 친문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최근 정부·여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다가도 “당론을 존중한다”는 등 선을 지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결국 친문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나치게 친문에게 다가서면 이에 반감을 느끼는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 이 대표가 노려볼만한 포인트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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