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구름작가' 강운이 추상화로 돌아왔다. 관조에서 치유로 간 구도적 회화의 여정이 50여 점의 작품 속에 담겼다. 

강운 작가의 개인전 '마음산책(A walk through Mind)'은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김냇과에서 오는 10월 3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구도적 회화의 여정을 담아낸 강 작가의 회화세계를 산책해볼 수 있는 기회다. 

   
▲ 강운 작가 개인전 '마음산책'. /사진=강운 제공
   
▲ 강운 작가 개인전 '마음산책'. /사진=강운 제공

하늘, 구름 회화로 잘 알려진 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이전 작업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업을 선보인다. 신작에선 다양한 색감, 거친 붓터치, 어렴풋이 보이는 글자들, 두터운 마티에르가 두드러진다. 

강 작가는 삶을 되돌아보는 자기 성찰적이면서도 고백적인 성격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크고 작은 인생의 사건들이 변화를 이끌었다. 우울증과 50대의 단상, 사랑과 이별 같은 개인적 문제부터 관심있는 정치인·기업인과 대담, 5.18 민중항쟁 등 작가의 관심사나 기억에 관련된 내용이 두루 담겼다. 

이런 이야기들은 구체적으로 묘사되기보다 추상화돼 있다. 마음 속 응어리진 감정과 기억을 대화나 독백으로 이끌어낸 뒤, 글과 그림이라는 외부 현실로 물질화한 것이다. 작가의 내면을 비우고 치유하는 행위가 신작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 강운 작가 개인전 '마음산책' 작품. /사진=강운 제공


타이틀인 '마음산책'은 작가의 관심이 관조적 작업에서 치유의 작업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연에서 인간의 이야기로, 철학적인 응시에서 일상적인 날것의 대화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특히, 신작 '마음산책'은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상황에 따라 심리적 색이 여백이 되고, 내재된 글자 흔적이 단서가 된다. 이를 통해 감상자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사유하고 결핍을 치유할 여지를 안겨준다. 

하나의 화풍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히 변화를 추구해온 이유는 끊임없이 '예술이란 무엇이며, 회화란 무엇인가?'를 자문하기 때문이다. 이는 예술의 근본적인 화두를 짊어진 구도자(求道者)의 자세로 풀이된다. 

그가 이제까지 해온 여러 작업에는 양상은 다르지만 작가 정신을 예리하게 가다듬는 수행의 성격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 강운 작가 개인전 '마음산책' 작품. /사진=강운 제공

강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붓질을 덧대면 덧댈수록 규정할 수 없는 ‘마음의 공기’ 같은 상징적인 색감이 나온다. 일상의 유영하는 말들을 텍스트화시킨 후, 거기에 맞는 색을 덧입히면 글자의 형태는 점점 지워지고 마티에르만 남는다. 이런 반복 속에서 정리된 생각은 층위를 이루는 색채의 여백으로 시스루 의상처럼 밑 색의 민낯을 감지할 수 있다"면서 "응시자가 아닌 대화자로서의 소통이 내 회화의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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